임조순 인천시의회 예결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임조순 인천시의회 예결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그야말로 챗GPT가 뜨겁다.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 OpenAI가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인 챗GPT의 사용자가 출시 두 달 만에 1억 명이 넘었다. 인터넷 등장 이후 20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상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인공지능의 등장이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다. 

인간과 대화하는 AI라고 알려진 챗GPT는 OpenAI 사이트의 챗GPT에 접속해 채팅창에서 질문을 하면 답변을 얻을 정도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계속해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간다는 점이 챗GPT 특징이자 장점이다. 또한 질문자가 원하는 방식의 답변도 바로 얻어낸다. 

필자의 지인은 "챗GPT가 무엇인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설명해 줘"라는 질문을 했고, 바로 다음과 같은 답을 얻었다.

"챗GPT는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이죠. 여러분은 채팅을 하면서 대화 상대방의 답변을 예측한 적이 있나요? 챗GPT는 이것을 가능케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챗GPT는 대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대답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술인지 상상해 보세요."

스티브 잡스가 살아온 듯하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는 지금까지 사용한 검색 위주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른바 생성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 것이다. 

생성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은 우리 삶에 수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학교 과제를 해결하고, 학위 논문을 작성하고, 직장 업무의 많은 부분을 처리하는 등 일정 정도의 지적 수준을 요하는 일들에 있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과 시간을 상당 수준 절약해 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음악을 만들며, 그림을 그려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인간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던 창작과 창조가 인공지능 기술의 영역에서도 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고, 이로 인해 우리가 더 행복해진다면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 인공지능의 등장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인간이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불행하게도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밀려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론 인공지능도 인간이 만들어 내는 기술에 불과하다는 반박의 논리로 그 가능성을 부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자본가) 나쁜 의도가 아니더라도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은 이윤과 자본 축적을 향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예상되는 일이다. 또한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성 차이에 따라 다양한 불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챗GPT는 유료와 무료 두 가지 사용 방법이 있어 가격에 따라 정보의 질이 차이가 나는 것은 쉽게 예상되는 일이다. 자본의 불평등은 시간 사용의 불평등(시간 빈곤계층:생존을 위한 노동으로 여가시간이 빈곤한 계층)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사용에 대한 불평등을 만들어 내리란 것도 예상되는 일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인간에게서 창조와 창작의 유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예술작품에 만족한다면, 특히 시장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창작물이 구분되지 않고 유통된다면 누가 창작의 고통스럽고 고된 과정을 거쳐 우리를 감동시키는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겠는가!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높은 수준의 인류문명을 만들어 냈던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리라는 것도 예상되는 일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한 풍요로움 뒤에는 항상 소외와 불평등이 존재한다.

지금은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 인공지능의 실생활화가 시작되는 단계다. 실업과 정보 사용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생각하는 힘’을 지켜내기 위해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가 신기술 개발에 쏟는 에너지만큼 우리 공동체의 공존을 위해 힘을 모은다면 챗GPT는 인공지능의 새 장을 여는 방아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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