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대하다. ‘잘 먹고 잘 사는’ 가치를 내걸고 시민들의 관심은 문화 카테고리로 향하고, 문화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핵심으로 작용한다.

이에 발맞춰 수많은 도시는 문화가 지닌 힘을 바탕으로 공동체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동시에 지역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

더구나 ‘문화 수장고’라고 하는 안성시는 ‘쉼이 있는 문화예술 도시, 안성’을 비전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서두른다.

시민 참여를 주도로 안성 문화도시 추진단을 발족했고, 지역 고유의 예술·관광·생활을 조화롭게 만든 특색 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문화자치 활성 사업에 선정돼 문화도시로 도약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시민 중심 민관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는 안성 문화도시 사업의 상세한 계획과 비전을 살펴본다.

안성 문화도시 추진단 발대식.
안성 문화도시 추진단 발대식.

# 문화도시 조성

안성시가 시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서두른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문화진흥법을 근거로 201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공모사업이다. 현재까지 전국에 24개 법정 문화도시를 지정한 가운데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을 활용하고 도시브랜드를 창출하며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반이 된다.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관점으로 시민 행복은 물론 문화 가치와 자원을 토대로 색다른 사회활동을 가능케 하고, 도시문화재생이라는 패러다임을 구축한다.

안성시는 2021년 9월 문화도시 출범식을 열고 사업 시작을 알렸다. 이후 시민공동체, 안성문화도시센터와 협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우선 시민 맞춤 네트워크테이블·라운드테이블 운영과 함께 시민제안그룹인 ‘오만가지말해방’과 찾아가는 문화도시 사업 설명회 ‘안성문화나드리’를 진행했다.

또 시민문화기획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안성문화해봄학교’를 추진했고, 시민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자율기획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100만 원 ‘해봄실험실’을 운영했다.

역사·문화·예술·미디어·교육 분야 오피니언리더로 구성한 ‘안성문화해봄기획단’과 청년 위주로 구성한 시민기획단도 꾸렸다.

김보라 시장은 "안성은 옛 삼남 길목에 자리잡아 조선시대 3대 시장이자 지역을 연결하는 문화장터로 손꼽혔다"며 "안성 정체성이 문화에서 출발하는 만큼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라고 의지를 다졌다.

안성시 문화도시 조성 일환인 바우덕이 풍물단 정기 공연.
안성시 문화도시 조성 일환인 바우덕이 풍물단 정기 공연.

# 시민참여형 문화도시 

안성시는 지난해 법정문화도시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당시 문화도시 추진 과정에서 아이디어 발굴·기획 단계에 머물며 제대로 된 사업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다른 지자체와 달리 문화재단이 없고, 소수 공무원이 업무를 전담하는가 하면 행정조직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평도 나왔다.

이에 실제 성과를 낼 만한 프로젝트 추진 방식을 채택함과 동시에 시민 활동 그룹의 연속성과 확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 밖에 안성맞춤과 바우덕이 같은 국한된 도시 이미지가 특별한 변화 없이 반복되는 바람에 다른 지역과 차이가 나는 콘텐츠와 문화 역동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같은 여론에 따라 시는 ‘쉼이 있는 문화예술 도시, 안성’을 슬로건으로 문화도시 지정을 향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중이다. 또 올해 초 입법과 행정이 함께하는 문화도시 강연회를 열고,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수원특례시 사례를 상세하게 살폈다. 이와 함께 시민이 주체가 되는 협력체계 구축에도 앞장섰다.

새롭게 발족한 안성 문화도시 추진단은 사업 성공의 열쇠로서 주목받는다. 추진단은 시민 200여 명과 공무원, 시의원이 아이디어 구상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협업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지역 혁신의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추진단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직접 기획한 11개 프로젝트 분임이 관련 행정 부서와 매칭하고 시의회가 지원한다.

이로써 시는 지역만의 독특한 도시브랜드를 발굴해 특성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과거 안성장을 형성했던 근대역사문화공간(안성1동 주민센터, 낙원역사공원, 추억의 거리, 도시재생지구, 안성맞춤시장, 안성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쇠퇴하는 원도심을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성 문화예술인 아카이브 사업 ▶결 갤러리 협동조합 프로젝트 ▶다문화 시민광장 ▶문화공간 실험실 ▶시민과 함께하는 동네 문화맞춤길 ▶문화의 향기, 게릴라 버스킹을 추진한다.

문화나드리 프로그램.
문화나드리 프로그램.

# 눈부신 문화도시

이처럼 안성시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관 주도가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시민과 지역단체, 예술인이 협심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면서 문화자치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미래 문화 상단(上壇)으로서 지역에서 할 일을 다시 정립한다.

여기에 안성 문화를 화두로 지역 대표 브랜드를 개발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확대한다. 안성 호수자원과 도시재생사업, 전통시장을 짜임새 있게 연결한다.

이 같은 문화생태계는 지역 발전을 꾀하고 지역 문제를 해소하는 밑바탕이 되리라는 기대를 모은다.

한편,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올해 5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10월 공모를 거쳐 권역별로 7곳 안팎의 문화도시를 지정할 예정이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앞으로 4년간 100억~200억 원(국비 50%, 지방비 50%)을 지원 받는다.

김보라 시장은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시민의 행복한 삶은 물론 지역 발전과 문화생태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되리라 본다"며 "안성시가 문화중심지로 도약하도록 문화도시 지정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안성=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사진=<안성시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