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초청을 받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 회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를 비롯한 다자외교 무대를 포함하면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동안 한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러시아 반발에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중국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만 문제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절대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이처럼 동맹국인 미국을 향한 우리나라 의지는 분명하다. 동맹이란 함께 발전하는 파트너로 한미 동맹 역시 두 나라 공동 번영을 전제해야 한다.

정상회담 의제를 크게 양분해 안보와 경제로 나눈다면 북한 핵위협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대북 확장 억제에 뜻을 모으는 일은  서로 이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경제부분에서는 균형이 무너졌다.

미국은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가장 강력한 동맹국 경제 기반을 흔든다는 인지하길 바란다. 아울러 미·중 갈등이 한반도 안보 지형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유념하길 바란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뒤 대미 투자를 더욱 늘리는데,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을 차별하면 우리나라 국민 정서를 해칠 뿐 아니라 한·미 동맹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미국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지키려고 한국 기업의 일방 희생을 요구하는 처사는 부당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겉으로 끌어낸 합의뿐만 아니라 정부는 경제 부분의 불평등 문제를 줄곧 제기하고 우리 국익을 당당하게 관철해야 한다.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말이 있다. 논어 헌문(憲問)편에 나오는 말인데, 이득을 보려 하기 전에 적절하고 옳은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뜻이다. 또 영어 속담에도 ‘You scratch my back and I’ll scratch yours’란 말로, ‘네가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네 등을 긁어주겠다’는 말이다. 의역하면 서로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요구를 들어준다면 결국 서로에게 도움이 돼 둘 다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동맹 관계 발전을 위해 자국 이익보다 동맹국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우선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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