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생태분과위원회와 연평면마을상수도협의회가 25일 마을상수도 시설을 둘러봤다.
인천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생태분과위원회와 연평면마을상수도협의회가 25일 마을상수도 시설을 둘러봤다.

날마다 오전 6시면 물탱크에 물을 받느라 집집마다 분주하다. 오후 5시부터는 밀린 빨래와 쌓아 둔 식당 설거지를 해치운다. 하루에 두 번 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주민 생활은 시계처럼 돌아간다.

수십 년 전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 4월 25일 현재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모습이다.

이렇듯 제한 급수가 일상인 섬 마을이지만 얼마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마을이 차츰 물 공급시설을 갖추고 안정감 있는 급수가 이뤄지도록 발로 뛰는 사람들이 생기면서다.

대연평도는 해수 담수시설을 가동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한 차례였던 급수를 오전과 오후 2차례로 늘렸다. 한 번 급수를 할 때 2시간씩 물을 공급한다.

겨울에는 얼어서 터지는 상황을 막아야 해 오전 1시에도 30분 동안 급수를 했다. 지하수 관정에 의존하던 물 공급 체계에 해수 담수시설이 더해지면서 추가 공급량을 확보한 덕이다.

대연평도 해수 담수시설 용량은 중부리가 일일 490t, 서부리 240t, 당섬 20t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24시간 급수 시범 운영을 추진한다.

대연평도 주민 11명으로 구성한 연평면마을상수도협의회는 각 가정마다 물탱크에 물을 받아 쓰는 지금까지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물을 공급하는 직수 방식으로 체계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가정집에 설치한 1∼2t 규모 물탱크로는 물이 모자란 경우가 생기는 데다, 물탱크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수질도 나빠질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직수 전환에 앞서 협의회는 지난 1월부터 수도검침으로 물이 많이 새는 18가구를 찾았다. 많은 곳은 가구마다 월 사용량이 200t에 이를 정도였다. 버리는 물이 없게끔 현재 주민들과 힘을 합쳐 문제를 개선하는 상황이다.

안정감 있게 물을 공급하려고 민과 관이 힘을 보탰다. 인천인천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생태분과위원회와 인천시, 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틀 동안 대연평도 물 공급시설을 모니터링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은 마을상수도 시설을 직접 찾아 관로와 배수펌프를 비롯해 시설 정비가 필요한 곳이 없는지 확인했다. 관정과 배수지에 접근을 제한하는 펜스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곳은 개선이 필요하다. 협의회는 주민, 시군과 협력해 대연평도를 물 걱정 없는 섬으로 만들기를 바랐다.

나재경(58) 연평면마을상수도협의회장은 "사고 없이 24시간 물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물을 안정감 있게 공급하고 나면 주민들이 싼값에 물을 이용할 만한 바탕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