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권력을 이용한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정치인들이 검은돈을 넘보는 사회다. 다중의 논리에 의한 여론재판이 난무한다. 

불법과 탈법에 대해 국민들의 단죄의 칼날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살펴보면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이 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문제가 야기되는 상황을 목도한다.

요즘 각종 언론과 SNS에 정치인들과 관련한 비리 의혹이 꼬리를 문다. 

성남시 대장동 관련 사건과 국회의원들에게 돌렸다는 돈 봉투 문제가 이슈가 되는 가운데 이 문제를 제보하거나 자료를 넘긴 사람들을 배신자로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을 배신자로 만든 원인 제공자가 바로 의혹에 관련된 정치인이라며 이들의 처세를 두고 시끄럽다.

수사관들의 말을 빌리면 내부자가 고발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정보를 가졌기 때문에 수사가 쉽단다. 하기야 이들의 문제를 외부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조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은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비서와 운전기사 또는 일급참모라는 사람들을 꼽을 테다.

비서는 당신의 업무에 관해 모든 흐름을 아는 사람이고, 기사는 당신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비서나 참모는 당신의 장점도 단점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에게는 위에서 언급된 사람 말고 선거철에 선거자금을 담당하는 사람도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서 어떤 면에선 가장 인격적인 대우가 필요한 사람들이며, 가장 조심스럽고 두려워해야 할 존재로 봐야 한다.

이것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더욱이 선거철이 돌아오면 많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정치인들 또는 고위 관료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한다. 그렇다고 불법을 저질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정치하는 자신들은 밖에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위에서 열거한 사람들이 그동안 지지하던 당신을 모함하고 당신의 문제점을 노출시키면 아무리 당신이 아니라고 변명해도 표를 먹고 사는 당신은 쓸모없는 정치인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정치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선거기간만 소통하는 인물이 아니라 항상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진실하고 정직해야 한다.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을 책임질 만한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과 추진력 그리고 주민을 설득하고 진솔하게 함께하면서 공감대를 나눠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집토끼와 산토끼 가운데 어느 토끼가 중요하냐고 물어보면 산토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집토끼를 멀리하고 산토끼를 중요시하는 일로 집토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아마도 이들은 집토끼는 영원한 지지자로, 그들과는 가까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당신을 믿고 열렬히 지지한 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줌은 물론 이들은 앞으로 당신이 하는 일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불실기친(不失其親),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말라는 사자성어로 디지털시대에 요청되는 리더십의 덕목이다.

가까운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홀대하면 그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을 무너뜨릴 수 있고 당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릴 힘이 있는, 가장 두려워해야 할 존재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만 챙기라는 얘기가 아니다. 곁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란 질문을 던지는 멋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존경받는 정치인이 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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