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통진중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이 기존 연습실을 독립 건물로 이전하고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김태왕 교장과 단원들이 함께한 모습.  <통진중 제공>
김포 통진중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이 기존 연습실을 독립 건물로 이전하고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김태왕 교장과 단원들이 함께한 모습. <통진중 제공>

우리 음악으로 일으킨 지역 문화 예술의 새로운 바람…통진중학교 꿈나루 국악관현악단

"평범한 오케스트라는 거부한다." 전통음악을 사랑하는 청소년들로 꾸린 특별한 악단 ‘통진중학교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은 학교 자부심이다.

이들은 국악을 지향하는 김포시 최초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이다. 김포시민들의 자랑인 국악관현악단은 그 특별함으로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출범한 지 20년이 다 돼 가지만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참 많았다. 열악한 연습 공간과 국악기 특성상 값이 비싸 악기를 사기도 여의치 않았다. 운영비가 적어 제대로 된 교육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와 지도교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뭉쳐 지금의 성장을 일궜다.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은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선정한 학교 예술교육 활성 사업의 한 가지로 운영한다.

출범한 뒤 학생들이 국악교육으로 취미와 소질을 키우고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하며 다양한 공연에 함께했다. 10여 년간 쌓은 탄탄한 연주 실력과 함께 많은 수상 실적을 거뒀고, 지역사회와 학교 위상을 높였다.

# 꿈나루 국악관현악단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은 국악을 전공한 최희승 음악교사가 중심이 돼 학생들의 정서를 함양하고 우리 음악을 좀 더 쉽게 만나자는 취지로 2006년 처음 9명으로 출범했다.

김태왕 교장은 "통진중학교 자랑이자 명물인 국악오케스트라 활동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즐겁게 연습하고 행복해하는 모습과 멋진 공연에 감동 받는 관객들을 보면 정말 기쁘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이뤄지는 크고 작은 무대 공연들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커다란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더구나 강한 끈기와 생명력으로 피어나는 ‘인동초’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지금의 국악관현악단을 키워 낸 단장 겸 지휘자인 최희승 교사와 강사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희승 단장이 학생들을 지도한다.
최희승 단장이 학생들을 지도한다.

# 높은 현실의 벽에서 일군 기적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은 청소년들의 취미와 소질 계발, 자기 표현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출발했다.

하지만 고가의 악기, 열악한 연습 공간 따위 현실 문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 국악이 지닌 미를 탐구하는 경험으로 전통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익히고 즐기는 학생으로 키워 낸다는 일념으로 애를 썼지만 운영의 어려움에 부딪혔다.

이를 타개하려고 2013년 교육부 예술교육 활성사업 공모에 응모했으나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통진중과 최희승 지도교사(단장)는 포기하지 않고 악단이 지역사회와 조화로운 어울림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명분과 의지를 내세워 다시 도전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4년 교육부 예술교육사업 국악오케스트라 부문에 최종 선정됐다.

꿈나루 악단은 출범 1년 만에 제15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 한국음악 기악합주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 김포시의회 초청 기념공연을 멋지게 해냈다.

2008년 제16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김포시대회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제17회, 2012년 제20회, 2013년 제21회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품는 영광을 안았다. 2014년 제22회 대회에서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 9명에서 40명으로 

통진중학교가 교육부 활성 사업인 국악관현악 학교로 지정된 뒤 최초 단원 9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한성백제 전국청소년예술동아리한마당 입선(2014년), 교육부 예술교육 활성 지도교사 공로 교육부장관 표창(2014)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5년에는 단원 40명을 선발하며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 기악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제23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한국음악 기악합주 부문 우수상(2위), 통진중·고 경영보고회 식전행사 공연, 제1회 국악관현악 정기연주회를 김포아트홀에서 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축구부 합숙소를 리모델링한 독립 건물 꿈나루 예체능관. /정지원 사진작가
축구부 합숙소를 리모델링한 독립 건물 꿈나루 예체능관. /정지원 사진작가

# 김포를 넘어 경기도로 

창단 10년이 되던 2016년에는 단원 49명을 선발했고,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초·중등 국악관현악단을 위한 청소년음악회에 참가해 공연하는 영광도 얻었다.

더구나 제24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최우수상(1위)과 경기도지사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이후 제25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최우수상(2017년), 김포학생어울림한마당 공연(2018년), 파주 임진각 통일 염원 콘서트 초청 공연 선정(2019년), 김포 융합체험 한마당 국악관현악 축하 공연(2019년), 경기도교육청 주관 국악오케스트라 비대면 연주회(2021년), 제15회 대한민국 전국 국악경연대회 최우수상(2022년), 제30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한국음악 부문 최우수상(2022년)을 수상하며 뛰어난 수상 실적을 보여 줬다.

# 제2의 도약 

김포시와 김포교육지원청, 통진중이 한마음으로 통했다.

올 2월부터 3월 17일까지 꿈나루 국악관현악단 연습실 이전과 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의 인기나 수많은 수상 경험과 위상에 견줘 연습 공간이나 악기 보관 창고 같은 시설환경은 너무 열악한 상황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연습실 위치와 구조상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잘 피어 학생 건강을 위협하고 악기를 망가뜨렸다. 또 다른 문제는 연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근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방해가 된다는 점이다.

다행히 학교 환경 개선사업에 선정돼 예전 축구부 합숙소로 쓰던 곳으로 연습실을 옮기게 됐다. 

학교 환경 개선사업은 사용자 참여 설계 방식으로 추진했다. ‘꿈나루 예체능관’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진행했는데, 학생들과 교직원, 교사, 지역사회가 뭉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경청하고 조율하면서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한 팀으로 참여했다.

경기도교육청 공간기획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지경선(㈜건축사사무소 제곱미터스 대표)건축사가 설계 과정에 참여하면서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또 높은 책임감이 강점인 ㈜수영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성실히 공사를 마무리했다.

곰팡이가 피던 악기 보관 창고가 시설 개선 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지원 사진작가
곰팡이가 피던 악기 보관 창고가 시설 개선 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지원 사진작가

# 꿈나루 예체능관 시대 

지경선 건축사가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모두 3가지였다. 첫째로 흡음재다. 국악합주실·음악실·개인연습실 같이 소음이 발생하는 공간 특성을 고려해 흡음재를 기밀하게 처리해 소음을 차단해야 했다. 바닥과 벽, 천장에 최대한 많은 흡음재를 설치했고, 미관상으로도 하나의 흡음재로 처리하기보다는 다양한 흡음재와 색상 처리, 설비와 전등과 관계를 염두에 두고 각 공간(실)마다 디자인했다. 더불어 출입문도 방음문으로 설치했다.

둘째 기능성이다. 연습실은 연주를 하기에 쾌적해야 하고, 악기를 보관하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실 전체를 흡음처리하지만 환기가 가능하도록 포켓창문 도어를 설치했고, 단열을 보강해 결로 대책을 강구했다. 더구나 옥상 방수공사로 누수를 사전에 차단했다. 

셋째 인지성이다. 독립 건물로 이전하는 만큼 학교 어디에서나 꿈나루 예체능관이 확실하게 눈에 띄게끔 외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출입문 상부 루버는 내부 라인흡음재로 대표하는 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실을 하도록 했다. 

당초 합숙소로 사용했던 지상 2층 건축물은 공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식당·주방·샤워실·합숙실을 비롯해 여러 실로 꾸민 공간을 몇 개의 큰 공간으로 합치면서 바닥과 천장 마감 레벨이 상이한 부분을 일정하게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

더구나 철거 공사팀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수도 연결이 끊어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여러 난관 중 무엇보다 힘든 점은 넉넉지 않은 시공비(예산)였다.

그런데도 악단을 위해 중요한 설계 요소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애쓴 시공사(㈜수영종합건설) 덕분에 공사를 잘 마무리했다.

소속 단원이 개인 연습을 하는 모습.
소속 단원이 개인 연습을 하는 모습.

# 전통음악 멋 즐기는 인재 육성 

통진중 꿈나루 국악관현악단은 학생들에게 국악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게 함으로써 전통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익히고 즐길 줄 아는 인재로 키워 낸다는 목표다. 나아가 사회 약자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지역 음악발전에 이바지하려 한다.

앞으로도 곳곳에서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고 우리 음악을 계승하며 널리 알리는 일이 최종 비전이다. 더욱이 재학생은 물론 통진중을 거쳐간 졸업생들에게도 연주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려고 한다.

이로써 궁극으로는 학생들에게 많은 공연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고 꿈을 향한 아름다운 여정에 함께한다는 각오다.  

김포=안유신·이정택 기자 lj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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