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와 로키타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89분

밤거리를 걷던 로키타(졸리 음분두 분)가 철문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울부짖는다. 로키타의 이마에 피가 난다. 토리(파블로 실스)가 옆에서 위로한다. 그러고는 입고 있던 하얀 티로 로키타의 피를 닦아 준다.

벨기에 출신 거장 감독 장 피에르·뤽 다르덴 형제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유럽 사회에 표류하는 난민의 불안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75주년 특별상을 받았다.

벨기에 한 도시 보호시설에서 살아가는 11살 토리와 16살 로키타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이다. 토리는 체류증이 있지만 로키타는 없다. 로키타가 체류증을 발급받으려면 당국에서 토리의 누나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면접 조사에서 날카로운 질문에 말이 막혀 번번이 실패한다.

이 영화에 한 가닥 빛이 있다면, 그것은 토리와 로키타의 우정이다. 카메라는 토리와 로키타를 바싹 쫓아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자아낸다. 난민의 비참한 현실로 관객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로키타가 빠져들게 된 불법 대마 재배시설도 지극히 사실처럼 만들어졌다.

‘토리와 로키타’는 11일부터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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