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해결책이 있다고 믿어요. 발 닿는 곳마다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순자 의정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현장을 구석구석 찾는 까닭이다.

연두색 새순이 나뭇가지마다 돋고 어느 해보다 일찍 벚꽃이 만개했던 지난 3월, 섬세한 여성의 강점에 화통하고 선 굵은 리더십, 유머 감각에 명쾌함까지 갖춘 교육전문가이자 오랜 세월 경기북부 교육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원 교육장이 제24대 의정부교육지원청 교육장에 취임했다.

원 교육장은 1985년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연천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 장학사, 파주초등학교 교감, 백마초등학교 교장, 고양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청과장, 경기도교육청 역량개발과장,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교원연수부장을 역임한 교육행정 전문가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이고 명문 춘천교대를 졸업한 뒤 교직 대부분을 경기북부지역에서 보냈다. 

원 교육장은 ‘의정부시민의 귀한 자녀인 학생들이 집처럼 편안한 학교, 기대고 싶은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된다’는 가치로 의정부지역 학생들이 꿈을 찾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행복한 여정에 함께하는 교육장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지금보다 다가올 내일이 기대되는 그에게 의정부교육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원순자 교육장과 일문일답.

-취임 소감과 소회.

▶46만 의정부시민의 자녀들이 꿈을 이루는 데 함께하고 희망과 열정으로 즐겁게 공부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장으로 근무하게 돼 무척 영광이다.

의정부시는 남편의 고향으로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곳이다. 또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근무했기에 더욱 애정이 가는 지역이다. 그동안 의정부교육을 책임졌던 선배 교육장들의 노고와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의정부교육 위상을 더욱 높이고, 책무를 다해 공교육 질 향상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미래교육의 중심, 새로운 의정부교육을 만들려고 38년간 학교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인성과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에 노력하는 교육장이 되겠다.

교육장에 취임한 뒤 정확한 학교 실태 파악과 지역에 빨리 적응하려고 학교 방문과 다양한 지역 관계자를 만나 소통했다. ‘모든 아이는 내 아이다’라는 마음으로 교육 현안 해결을 함께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욱이 질 높은 학생 맞춤 교육을 지원하려고 지역 교육 비전을 공유하고, 실천 과제에 따른 행·재정 지원 협력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나.

▶1985년부터 22년간 교사로 재직했다. 장학사와 교육행정가, 교육리더로 16년간 학교 현장을 지원했다.

교직생활 중 ‘교사는 수업이 생명이다’라는 신념으로 ‘의미·흥미·재미’라는 ‘3미 수업’을 실천했다. 노력에 힘입어 경기도에서 최고로 잘 가르치는 교사로 선정돼 공개수업, 앙코르수업, 중앙지 언론 보도로 공교육 위상을 높였다.

교감으로 부임한 학교의 지역사회는 방과 후 아이들을 돌봐 줄 인프라가 부족했다. 더구나 방과 후 안전과 기초학력 부진, 화합 같은 다양한 교육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자신감 회복과 따뜻한 감성을 심어 주기’라는 결론을 냈다. 이에 대진대학교에서 주관하는 ‘힐링뮤직스쿨’ 사업에 응모해 전교생이 2년 동안 바이올린·첼로·플루트를 비롯한 악기를 무료로 배우고 공연하도록 지원했다. 공연을 마친 학생들은 자심감이 생기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줄어들었다.

이후 11년간 교육전문직으로 근무했다. 도교육청 교원역량개발과장을 맡았을 때는 교원 역량 강화에 힘썼다. 다양한 역량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우수 교원을 선발했고, 교원 생애주기별 맞춤 역량 개발 시스템을 만들었다.

더불어 율곡교육연수원 교원연수부장으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는 연수를 기획했다. 메타버스에서 가상 체험 연수와 공모 연수, 찾아가는 맞춤 연수를 진행했다.

더구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는 도연수원 최초로 매체 활용 연수를 지원해 공교육을 정상 운영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시간을 쪼개 야간 학생 귀가 지도, 양성평등위원, 급식선정위원, 어린이집선정위원, 경기도여교장협의회, 동문회장을 맡아 리더로서 봉사했다.

38년간 학생 중심의 교육관을 품고 존중과 배려하는 협업 능력 가운데 소통과 유연함으로 어려운 문제를 빠르게 해결했다.

-주요 활동 계획은.

▶올해 개청한 지 59년이 된 의정부교육지원청은 ‘학교에서 시작하는 행복한 교육 플랫폼 의정부교육’을 비전으로 삼았다. 모든 학생이 삶의 주인으로서 꿈을 펼치고 미래를 열어가도록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

경기교육 3대 원칙인 자율·균형·미래 세 가지 키워드 아래 고교학점제 온두레 드림과 공유학교를 중점 운영할 계획이다. 

온두레(ON:DO:RE) 드림은 온(ON) 드림 꿈을 갖고, 두(DO) 드림 꿈을 펼치고, 레(RE) 드림 다시 꿈꾸는 고교학점제를 만들려고 지역과 함께한다.

의정부교육지원청은 올해부터 도입하는 고교학점제가 성공으로 안착하도록 25개 교육지원청 가운데 최초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했고, 온·오프라인 교육과정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또 지역 대학과 연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2023년 고교·대학 연계 교육과정 edu_벨트 추진 프로젝트와 중3 고교학점제 이해를 돕는 워크북 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아울러 최소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지원하는 문제은행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앞으로 지역과 협력해 다양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습 경험의 질을 올리고 진로 연계 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양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 공유학교 ‘올來’다. 의정부 공유학교는 지역사회와 협력해 학교 밖 학습터를 포괄하는 지역교육협력 플랫폼이다. 운영 기반을 만들려고 지역 교육 현안을 파악했고, 교육공동체 요구와 학교 안팎 학습자원을 분석했다.

또 지역 전문가와 학교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TF를 조직·운영해 의정부만의 특색을 반영한 공유학교 모델 개발을 기획하고 자문하며 공유학교 프로그램과 인력풀 구축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철학과 교육지원청 운영 방향은.

▶물레의 중심에 점토를 두듯이 학생이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이다.

도자기를 빚을 때 점토가 중심에서 벗어나면 아무리 뛰어난 도공이라도 사발 한 개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 이처럼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두면 이해관계 속 대립과 갈등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본질인지 찾는 등대가 된다.

교육장으로서 다양한 경험에 비춰 볼 때 교육 본질은 결국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존재 이유는 학생 성장이다. 교육지원청은 교사 역량을 키우고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면 선생님들의 자발성을 끌어낸다. 교사가 자발성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날 때 교사도 아이들도 자신의 강점을 찾아가고 점차 빛이 난다.

현재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업무를 추진할 때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교원 성장에 필요한 최적의 설계인가, 둘째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지원인가다.

교육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갈 때 학생들은 올바르게 성장한다. 미래학교는 학교라는 공간과 제도를 넘어 마을과 지역사회까지 넓혀 교육생태계 속에서 교육과 사회 협력으로 학생 성장을 돕도록 노력하겠다. 의정부시민들도 함께 배우며 미래를 열어가는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에 관심을 보여 주길 바란다.

-의정부 청소년들과 교직원에게 한마디.

▶헬렌 켈러는 앞을 보지 못했다. 그는 "꿈과 비전이 없으면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보다 더 불행하다"고 했다.

꿈과 비전을 갖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더불어 무엇을 중점으로 두고 인생을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교직원들은 ‘모든 아이가 내 아이’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개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학습활동을 진행하길 바란다.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기다리고, 참고 지원하면 모든 학생이 즐겁게 배우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하리라 믿는다.

 의정부=안유신·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