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자 어버이날이 있다. 자식이라면 누구나 1년 중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을 가장 많이 되새기는 달인 듯싶다.

간혹 부모님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를 듣다 보면 부모님께 미처 다하지 못한 효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리움을 달래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가슴에 와 닿는 글을 읽었다. 그동안 대다수 부모가 겪었을 이야기이고, 기자 역시 같은 처지여서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

어느 교도소에 복역 중인 죄수들에게 "세상에서 누가 가장 보고 싶은가?" 하고 물었더니 ‘엄마’와 ‘어머니’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왜 누구는 ‘엄마’라고 했고, 왜 누구는 ‘어머니’라고 했을까? 그래서 또 물었단다. ‘엄마’와 ‘어머니’ 차이가 무엇인지. 그랬더니 나중에 한 죄수가 이렇게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엄마는 내가 엄마보다 작았을 때 부르고, 어머니는 내가 어머니보다 컸을 때 부른다!" 즉, ‘엄마’라고 부를 때는 자신이 철이 덜 들었을 때였고, 철이 들어서는 ‘어머니’라고 부른다는 얘기다. 그런데 첫 면회 때 어머니가 오시자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부여안고 "엄마~!"라고 불렀단다.

엄마와 어머니 정의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불가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보면 엄마는 우리를 낳을 때 응혈(凝血)을 3말 8되를 흘리고, 낳아서는 혈유(血乳) 8섬 4말을 주셨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주민등록증 말고 또 하나의 ‘증’이 있다. 바로 골다공‘증’이다.

한데 아버지는 손님이다. ‘힘없는 아버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가 더 있다. 유학 간 아들이 어머니와 날마다 전화로 소식을 주고받는데, 아버지와는 늘 무심하게 지냈다. 어느 날 아들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아버지가 열심히 일해서 유학까지 왔는데, 아버지께 제대로 감사해 본 적이 없다. 아버지를 늘 손님처럼 여겼다"고.

아들은 크게 후회하면서 ‘오늘은 아버지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전화했다. 마침 아버지가 받았는데, 받자 마자 "엄마 바꿔 줄게." 아버지는 밤낮 교환수 노릇만 했으니 자연스럽게 나온 대응이었을 테다.

해서 아들이 "아니요. 오늘은 아버지하고 이야기하려고요"라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왜? 돈 떨어졌냐?"라고 물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돈 주는 사람’에 불과했던 셈이다.

아들은 다시 "아버지께 큰 은혜를 받고 살면서도 너무 불효한 듯싶어 오늘은 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라고 했단다. 이에 아버지는 "너 술 마셨니?"라고 반응했단다.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자식은 봉양하려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자식들이 제대로 효도 한번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부모님이 떠나고 없다는 말이다. 엄마든 어머니든, 아빠든 아버지든, 살아생전에 효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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