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갖는다. 가치관이라는 형태로 명확히 무엇을 정하거나 혹은 설명을 못한다 해도 그 또한 한 인간의 가치관이다. 세상을 살면서 그래도 이 원칙만은 지키겠다는 자신과 작은 약속이 존재하듯 말이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진보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가치는 보통 ‘평등과 공정’이라고 한다. 또 보수주의자들이 중시하는 가치는 ‘자유’로 개인의 선택을 중시한다.

민주주의에는 자유와 평등, 공정 같은 가치들이 필수 요소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정치에는 함량 미달의 보수나 진보가 있을 뿐, 진정한 보수와 진보는 없는 듯하다.

국민들이 곧 국가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진영을 나눠 자신들의 논리만 펴는 자체가 마뜩찮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의 다양성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국익을 위해서는 정치지도자들의 당을 초월한 결단과 협업, 상생이 필요하다.

국민이 뽑아 준, 쥐어 준 대의명분과 믿음을 저버리고 그저 권력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와 사익을 추구하는 데 쓴다. 자유·평등·공정의 가치를 겉으로 허울 좋게 내세울 뿐이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라면서 사익을 뒤에 숨긴 채 외교를 펼치거나, 국민을 위해 법을 바꾼다는 명분을 내세워 특정 기업이나 이익단체들과 손잡고 사익을 추구한다.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지친다. 정치가들이 국민과 나라는 어찌 되든 관심 없고 거짓 가치를 앞세워 약자와 피해자 흉내를 내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현실이 걱정스럽다.

물론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분들도 많아 대한민국 미래가 희망이 없지는 않다. 자유로운 선택과 자유 가치를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조금은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생각과 원칙을 상대가 또는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무조건 공감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조직을 이끄는 핵심 리더라면 미래를 예견하는 선견지명과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며 조직원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 직원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품을 줄 아는 덕망을 갖춰야 한다. 

개인기가 뛰어난 스포츠 스타가 은퇴한 뒤 구단 지휘봉을 잡아도 지도자로서 성공이 꼭 보장되지 않는다. 더구나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닌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거나 생각을 들어보지 않고 자신이 정한 원칙만 고집하고, 마치 꺾이면 자신의 자존심만 상한다고 생각하는 리더십은 변해야 한다.

지켜야 하는 원칙도, 일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더 중요하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야 하지만, 개개인마다 다른 다양한 가치들이 존중받을 자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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