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노인복지관 김남규 관장의 가장 큰 매력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따뜻한 배려심이다. 어디에 가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을 듯한 웃는 얼굴과 선한 인상이 강점이다.

그는 "노인복지 분야 종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능력과 학벌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섬기는 배려심과 따뜻한 인성"이라고 강조한다.

사회복지사로 사는 현재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감사해하는 김 관장은 그동안 노인복지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으로 양평군 노인복지서비스를 한 단계 높이는 열혈 일꾼으로 평가받는다.

새싹이 돋고 푸르름이 더해 가는 5월, 김 관장을 만나 ‘2024년 복지관 신축 이전’이라는 제2 도약기를 앞둔 양평군노인복지관의 미래 비전과 계획을 들어봤다.

-어떤 인생을 살았나.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넉넉한 생활은 아니지만 근검절약하며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왔다.

2000년 8월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 총무팀장으로 사회복지 길로 접어들면서 봉사·사명감·전문성을 생각했다. 그리고 2002년 대학원(사회복지학)을 졸업한 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땄다. 

이후 2004년 7월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 총무과장, 부장, 요양원장을 거쳐 2011년 7월부터 관장직을 수행했다. 2019년 1월부터는 양평군노인복지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20여 년간 사회복지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산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며 2012년에는 성남시 노인복지관협회장,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열정을 갖고 사회복지사들의 고용 안정과 열악한 처우 개선, 복지 증진에 노력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었다.

2013년 11월에는 노인 여가문화 개선과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한 노고를 인정받아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전국대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14년 노인 일자리 평가대회 ‘전국 일자리 사업 사회공헌형 부문’에서 최우수상(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고, 2015년 복지시설 평가에서는 6개 전 영역 A등급(AAAAAA), 2018년 복지시설평가에서는 5개 영역 A등급(AAAAAB)을 받았다.

-복지관을 개관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변화는.

▶양평군노인복지관은 2010년 4월 1일 개관했다. 당시 양평군 노인인구는 1만7천725명이었다. 복지관이 지역사회와 호흡한 지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2023년 현재 노인인구는 3만2천 명으로 거의 80.5%가 증가했다. 운영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가 관장으로 임명된 2019년 기관 운영 예산은 30억3천만 원, 직원은 1부 3팀 체제로 47명이었다. 하지만 2023년 5월 현재 연간 운영 예산은 42억5천138만 원이고, 1부 5팀 체제로 63명이 근무한다.

-취임한 뒤 성과는.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노인복지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기관장으로서 소정의 성과를 일궜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기관이 서비스 공백으로 혼란스러울 때 양평군노인복지관은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을 온라인 돌봄서비스로 발 빠르게 대응해 공백 없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2020년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사업 영상 부문 복지부 장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2020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주관한 2020년 전국자원봉사대회 개인 자원봉사 부문에서 복지부 장관상(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영광의 수상자는 2008년 5월부터 봉사를 시작한 최영자(77)어르신과 2011년 2월부터 봉사를 시작한 신성옥(83)어르신 두 분으로, 2010년 복지관 개관부터 코로나19 탓에 봉사활동에 제한이 생겼던 최근까지도 빠짐없이 복지관 급식봉사와 지역 노인요양원 시설을 방문해 재능 나눔 활동을 실천했다. 

그리고 2022년 노인일자리 사회서비스형에 참여하신 류호근·손영초 어르신은 경로당과 전통시장을 비롯해 233개 건물 구조와 점검 요령을 교육받은 뒤 앱을 활용해 시설물을 점검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도 시니어 국민생활안전점검원 경진대회에서 우수 시니어 점검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 배경에는 운영법인 대한노인회 양평군지회 김용녕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가 컸다.

노인인구가 26%를 차지하는 양평은 다른 시·군에 견줘 경제활동을 할 여건이 열악하다. 이에 다양한 일자리 창출 활동을 고민한 결과, 2020년 경기도와 지자체에서 초기 투자비 1억5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양평장마을’이라는 시장형 사업단을 신설했다. 현재는 참기름·들기름·청국장 같은 전통식품을 만들어 판다. 2년 만에 노인일자리 단일 사업단으로 매출 8천여만 원을 달성했고, 생산품 품질을 인정받아 경기도주식회사와 SK브로드밴드에서 1천650여만 원의 판매 지원을 받아 홈쇼핑 채널에서 팔기도 했다.

더구나 양평군에서 ‘물 맑은 양평’ 상표를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제품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올해는 신제품(강정)을 선보이며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중이다.

대외 활동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양평군 장기요양 등급판정위원회 위원장, 지역사회 통합돌봄 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뵙고 소통했다. 

서울 면적의 1.45배인 양평군 노인복지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찾아가는 복지서비스’가 절실했다. 이에 필요한 차를 마련하려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공모사업에 도전해 스타렉스 1대, 경차 2대, 탑차 1대를 확보해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향상했다.

아울러 서비스 제공 핵심인 종사자들에게 다양한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 강화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들이 어르신들의 문화·여가생활 지원, 심리·정서·경제·주거 개선 같은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주요 현안과 활동 계획은.

▶양평군노인복지관이 2024년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새롭게 태어난다. 사업비 242억 원을 들여 건축총면적 5천180.34㎡(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신축해 이전한다. 현 복지관보다 2배 이상 넓은 공간과 최신 시설을 갖춘다.

지역 어르신 인구가 급증하고 복지사업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3만2천여 양평군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게다가 열악한 접근성과 한계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던 어르신들을 위한 순환버스도 운행한다.

이로써 어르신들의 사회 연결성을 높이고 양평군노인복지관에서 문화를 즐기도록 할 계획이다. 또 시장형 일자리사업을 확대하고 시니어클럽을 유치해 양평군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활동을 지원하고, 경제·사회 면에서 스스로 삶을 영위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르신을 섬기는 마음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노인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주요 사업으로 ▶평생교육 ▶취미·여가 프로그램 대폭 증설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스마트 복지 교육과 서비스 제공 ▶교통취약계층을 위한 서·동부권 순환버스 운행 ▶홀몸노인 서비스 확대로 사회안전망 구축 ▶양평장마을 성공 운영을 바탕으로 사업 규모, 상품 품목, 일자리 창출 확대 같은 전문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니어클럽 운영에 힘쓰겠다.

-사회복지사로서 신념과 철학은.

▶사회복지사들이 옳다고 판단해도 정작 어르신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어르신들의 행복이어야 한다. 선한 마음으로 후원해 주시는 후원자, 귀한 시간을 내서 봉사해 주시는 자원봉사자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때문에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은 일반 직장인과는 사뭇 다른 경건하면서도 윤리에 맞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어르신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분들을 존중해야 한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능력이나 학벌이 아니라 바른 인성이라 생각한다.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배려심을 갖춘 성품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에게 한마디.

▶풍부한 삶의 경험과 지혜를 기반으로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활동하는 선배 시민으로서 후배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지역사회의 주체로 참여하고 이바지하시길 기대한다.

더욱 행복한 노년기를 영위하시도록 복지관도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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