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든 생각, ‘청년을 위한 현실이 정의로운가?’

거창하게 청년 정책을 논하려는 뜻이 아니다. 평균수명이 늘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 우리 이웃의 현실을 직시함이다.

이미 기득권을 쟁취해 평생 먹고 살 충분한 자산을 축적하고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들이 "요즘 애들은 패기도, 열정도, 꿈도 없이 흥청망청 살아간다"는 헛소리를 남발한다.

그저 핑계일 뿐이다. 그리 사는 청년도 있겠지만 그냥 퇴사하기 싫다고 말함이 어떨까?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의 가혹한 현실은 당신의 아갈머리를 찢어 놓기에 충분하다.

청년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인간 말종들도 숱하게 널렸다. 인사 결정권자도 아니면서 "조금만 더 하면 승진시켜 줄게" 하는소리가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 청년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온갖 잡무와 위험한 업무에 밀어넣으면서 하는 말이다.

그냥 "너의 고혈을 빨아 나만 잘 먹고 잘 살게" 하고 솔직하게 말하라. 이런 말 같잖은 당근이 오히려 청년을 피곤하게 하고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 조직의 쇠퇴와 폭망으로 이어지지만 조직 수장은 이를 모른다. 물론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은 가장 어처구니없는 말이 "자신의 신분에 충실한지 자문해 보라"는 조언이었다. 어이가 없다. 조언은 당연히 열정으로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한 사람만 실천 가능하다.

흥청망청 자신이 뭘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인간이 청년들에게 어찌 조언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요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당신이 본분에 충실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가" 하고 되묻고 싶다. 어정쩡한 인간들이 조직에 민폐만 끼치면서도 득세를 한다. 어찌나 아름다운 세계관인지, 자신의 목표가 거머리인 인간도 버젓이 존재한다.

그런 인물을 해고조차 못하는 조직에 미래는 없다. 이런 독버섯들은 2080 법칙에서 자신이 20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80이 많아지면서 조직은 고사한다. 옛부터 내려오는 대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런 해충을 먹여살리려고 청년들이 뼈 빠지게 일을 해야 할까? 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무게라고 배웠다. 청년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사회가 발전하도록 고민해야 한다.

그리 살지 않은 인간의 조언은 ‘썩소’를 부르게 마련이다. 청년 폄하 발언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하길 권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