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절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당시 들은 봉축법어를 떠올려 본다. 

"이 세상 고통은 사랑과 자비의 헌신 없이는 줄어들지 않고, 중생의 고통을 제 몸에 담는 비원 없이는 구제되지 않는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대비의 한 생각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바꾸게 하니 오늘 우리가 밝힌 자비의 등불은 좌절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오만해진 사람들에게는 회심의 눈을 뜨고 자기를 낮추게 하는 하심의 등불이 돼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겸허와 겸손을 뜻하는 하심은 불법을 닦는 수행자뿐만 아니라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무조건 옳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멸시하며 살아온 그동안의 일들에 대한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

기호일보 창간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선 기자 칼럼 ‘서해안’. 

데스크한테 ‘서해안’ 필진에 참여하라는 연락을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당시 함께하던 대다수 기자는 손을 놓았고, 그 중 일부는 이직했다.

기쁨과 설렘을 떠나 두려움에 가득 찼던 그때를 떠올려 본다. 

기사가 아니라 칼럼을 쓴다는 사실에 자신이 없었지만 아직도 필진으로 남았다는 자부심에 스스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건만 지금도 막상 노트북을 켜고 나면 애꿎은 담배만 열심히 물어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면 안타깝다.

스스로는 의지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삶을 살려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느니 ‘저렇게 살아야 된다’느니 하며 훈계를 했다는 사실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동안 대부분 마음 공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정작 기자 스스로는 변한 부분이 있었는지 되돌아본다.

영화 속 어느 인기 여배우 대사로 한때 유행했던 말, "너나 잘하세요"가 생각난다.

그토록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려고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다시 한번 하심의 마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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