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대사에 자주 등장하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은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간단히 "꽃은 붉음이 열흘을 가지 못하고, 권력은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얘기로 막강한 권력이라도 영원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다.

기쁘고 행복한 일만 반복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름다움도 권력도 영원하지 않다. 봄이 오기 전 눈이 녹는다. 꽃이 피면 언젠가는 진다. 불꽃 같은 뜨거운 사랑도 세월이 흐르면 식게 마련이다. 인간은 어렵게 얻은 행복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국민들은 더욱 공감이 가는 말인 듯싶다.

살다 보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평탄한 길, 강이며 산이며 바다며 계곡도 만난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부와 명예를 얻었다고 교만하거나 영원하리라 믿지 말아야 한다. 재벌 총수도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늘고 줄고 하는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른 채 투병하며 생을 마감한다. 그 많은 돈을 다 쓰지도 가져가지도 못한다. 돈과 명예가 절대 기준이 아니듯 행복의 기준도 각자 다르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 이도 있고 명예나 가치에 무게를 두고 봉사하고 나누는 삶도 행복하다.

기자는 현실의 벽과 이상 속에서 종종 방황하긴 하지만, 굳이 한 가지를 선택한다면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 더 낫다. 아직 철이 없어 그런 듯싶지만 편안할 안(安), 가난할 빈(貧), 즐길 낙(樂), 길 도(道), 네 글자를 마음에 새기며 가난한 삶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道)를 즐기며 삶고 싶다. 가족들은 힘들고 현실은 고통스럽겠지만 말이다.

온 나라가 훼손된 공정과 정의로 시끄럽다. 

예나 지금이나 한 가지만 최고로 잘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노력으로 챔피언이 된다면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어느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

서글픈 사실은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기득권을 확보한 이들이 이를 계속 유지하려고 합법·불법·편법 사이를 오가며 세상과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한다.

사법고시를 폐지하고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면서 조선시대 음서제도가 부활한 듯하다. 강남권 같은 특정 지역이나 명문대 출신들이 기득권을 독점한다. 예전보다 부모 학벌과 직업, 재산 같은 배경이 따라 줘야 유리한 세상이다.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른 권력자와 공직자 자녀 특혜 의혹, 입시 특혜, 학교폭력 따위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에게 좌절과 절망감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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