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제68회 현충일과 한국전쟁 73주년 그리고 연평해전 21주년을 맞이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수많은 시련을 겪었다. 112년 전 일본에 나라를 잃었고, 한국전쟁으로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지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 그리고 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피 흘려 조국을 지켜줬기에 지금의 나라가 존재한다.

73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살아계신 참전용사들은 아직도 참혹한 아비규환의 전장이 생생하겠지만 전쟁을 모르고 살아온 세대들은 흥미 없는 먼 옛날 얘기로 치부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직 나라 걱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배고픔을 물 한 모금으로 채우며 살아온 노병들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위훈을 기리는 6월 호국보훈의 달, 이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자.

우리가 이분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예우를 소홀히 한다면 누가 감히 또 다른 희생에 도전하겠는가? 

옛것을 알아야 새로운 것을 안다. 그리고 과거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역사를 잘못 이해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알면 국가 발전도, 비전도 없다. 전쟁에서 국가는 망해도 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말과 글을 빼앗기지 않으면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경제와 민생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국가안보와 정체성 확립으로 전쟁밖에 모르는 미치광이 김정은을 응징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물론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친북 대 반북 세력 사이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과 그 노선을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활보하는 사회를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나는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 11살에 한국전쟁을 겪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이 죽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것도 고종사촌형과 고종사촌 매형이다. 고모님 댁에 놀러갔다가 고종사촌형과 사촌 매형 두 사람이 한꺼번에 인민군의 따발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봤다.

한국전쟁 때 시골 면사무소에서 고종사촌형은 호적계 서기로, 매형은 산림간수로 공무원 생활을 했으나 미처 피난길에 오르지 못하고 고모님 댁 다락방에서 함께 숨어 생활했다. 그런데 바닥 빨갱이(인민군이 내려오면서 공산당이 된 사람) 형 친구의 신고로 고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살해당했다.

당시 고모님이 형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던 모습이 7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한국전쟁으로 자식이나 부모를 잃고 통곡한 사람이 어디 우리 고모님뿐이겠는가? 북한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피해 가족들은 모두 통곡하고 북한을 저주하며 평생 살아갈 테다.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생각하며 민족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이산가족과 전쟁터에서 전사한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부상자·실종자 포함 397만 명이나 되는 참혹한 전쟁을 내가 겪지 않았다고 나 몰라라 해서야 되겠는가?

이렇게 비참한 한국전쟁의 진실을 지금 젊은 세대들은 얼마나 알고, 과연 전쟁의 아픔을 아는지 궁금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는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들이 고통을 참고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알아야 한다. 이분들은 빈궁한 시절 경제성장을 위한 주역으로 많은 희생을 감내하신 분들이다.

이분들은 수많은 역사전환기를 경험한 분들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통치할 때 태어났고, 한국전쟁 때 총칼 들고 공산당과 싸웠으며, 미래를 알 수 없는 젊은 시절을 보냈고, 경제적으로 빈궁한 시절 경제성장 주역으로 오늘의 번영을 이룬 분들로 앞으로 10년 후면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살아계실 때 존경하고 예우해야 한다. 오직 나라 걱정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노병을 기억하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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