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다 찾는 인원만 5만~6만 명, 경마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렛츠런파크 서울 관람대 지역은 언제나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이런 인파를 피해 잠시 힐링과 휴식의 시간을 가질 만한 공간을 경마공원 곳곳에 마련했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

올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거의 해제하면서 다시 경마공원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유를 즐길 만한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경주마들이 출발 신호가 울리자 앞다퉈 질주한다.
경주마들이 출발 신호가 울리자 앞다퉈 질주한다.

# 한적한 ‘목마길’에서 오감 만족 힐링

최근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탓에 2년 넘게 닫았던 관람대 지역 ‘목마길’을 고객들에게 개방했다.

목마길은 바람길-열매길-교감길-풍경길-들꽃길로 이어지는 5가지 감성이 있는 오감(五感) 산책 코스로 2016년 고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려고 조성했다.

목마길 입구는 중문으로 들어간 뒤 왼쪽 온실 뒤편에 있어 지나치기 쉽지만, 덕분에 아직 이곳을 찾는 발길이 많지 않아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곳곳에 설치한 벤치에 잠시 앉아 사색과 명상을 즐기는 일도 한 가지 방법이다. 산책로 초입 대나무 숲은 대나무가 하늘로 쭉쭉 뻗어 시원한 느낌을 주고,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우거진 수풀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향긋하다.

목마길 끝자락에는 빨간 장미덩굴 아치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약 10분간 산책코스를 돌고 밖으로 나오면 분수광장이 기다리는데, 산책로를 걸으며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이곳에서 시원하게 날려 버리면 그만이다.

100년 기념 숲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
100년 기념 숲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

# 경주로 한눈에 들어오는 숲속 전망대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이 말고도 숨은 힐링 스폿이 많다. 88승마장 주차장 인근에서부터 시작하는 580m 구간 ‘100년 기념 숲길’은 지난해 11월 한국 경마 100년을 기념해 국민들에게 개방했다. 당초 말 산악 훈련과 내부 관계자 산책로로 이용했다.

한국마사회는 이 산책로에 2024년까지 수국·황매화·자엽병꽃을 비롯해 다양한 색채의 꽃나무를 추가로 심어 국민을 위한 힐링과 사색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관람대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아직 산책로를 완전하게 조성하지는 않았지만 숲속을 걸어 올라가는 길이 국내 유명 휴양림 못지않은 풍경을 자랑한다.

나무 계단을 타고 가볍게 언덕을 오르면 88승마장과 말들이 뛰는 경주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온다.

경마장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와 고층 빌딩 덕분에 ‘도심 속 자연’에 있다는 색다른 감흥을 느끼게 된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잣나무 숲속 한가운데 평상과 벤치를 마련해 삼림욕이나 숲속 피크닉 장소로 제격이다.

100년 숲길의 끝은 승용마사와 86승마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어진다. 86승마장 앞길은 4월 절정을 이루는 아름다운 벚꽃 터널로 유명하다.

경주로가 한눈에 보이는 벚꽃길 산책로 옆 데크.
경주로가 한눈에 보이는 벚꽃길 산책로 옆 데크.

#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경주 보며 피크닉

다음으로 소개할 명소는 경주로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벚꽃길 산책로 옆 잔디 구역이다.

멀리서 경주를 보지만 베팅구역이 아니어서 입장료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산책할 만한 나무 데크와 잔디밭으로 이뤄진 이곳은 방문객들이 편히 쉬어 가도록 테이블·의자·평상·벤치를 갖췄다.

자리가 없다면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으면 된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가벼운 먹거리와 함께 경치를 즐기는 피크닉 명소이다 보니 인파가 몰리는 축제나 행사 기간에는 미리미리 자리를 맡아야 한다.

렛츠런파크 서울의 산책로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렛츠런파크 서울의 산책로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경마는 결승선을 고정하고 경주거리에 따라 출발 지점이 바뀌는데, 이 구역은 1천600m 경주 출발 지점 인근이다 보니 해당 거리 경주가 열릴 때는 바로 눈앞에서 경주마가 출발하는 모습을 본다.

1천600m 경주가 아니더라도 결승선을 통과한 말들이 이쪽까지 달려오기 때문에 언제든 말을 본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아이들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그만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고객들께서 쾌적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실 만한 아름다운 경마공원 명소를 조성하려고 꾸준히 노력 중"이라며 "렛츠런파크 서울이 경마뿐 아니라 가족공원이나 힐링 장소로서 국민들께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과천=이창현 기자 kgprs@kihoilbo.co.kr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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