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6월이 오면 아우 생각에 가슴이 저려 온다. 묘비 번호 1337. 묘비명 ‘육군 이병 이창남의 묘.’ ‘1984년 7월 30일 철원에서 순직.’

1984년 7월 30일 3사단 포병부대에서 복무 중인 아우가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고 순직한 지 올해 39년이 되는 해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전현충원을 찾은 기자 가족들은 해마다 6월 첫째 주 토요일이면 아우 묘비 앞에서 향을 피우고 준비한 음식을 제단에 올려놓고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다.

6월은 유난히 아픔이 많은 달이다. 그만큼 잊어선 안 될 중요한 날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6월 달력을 살펴보면 국가 안위와 연관되는 큰 사건이 많았음을 알게 된다.

1일은 의병의 날, 6일은 현충일, 10일은 민주항쟁일, 15일은 제1연평해전일, 25일은 한국전쟁일, 29일은 제2연평해전일이다. 비록 달력에 표기가 안 된 날들도 있지만, 이 또한 우리 역사이기에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국가보훈부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 주제를 ‘고맙습니다’로 정했는데, 이는 호국영웅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현충일은 1955년 5월 26일 법령으로 제정하고 6월 6일을 참전용사 기념일로 지정했다가 1962년 국회에서 현충일 법을 제정하면서 현충일로 공식 지정해 올해로 68회를 맞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려고 기념일로 제정해 법정 공휴일로 추모한다.

국립묘지에 있는 수많은 묘비명과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 새긴 숱한 전사자들은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존경하는 아버지이요, 듬직한 남편이었을 테다. 살아남아 늙어가야 할 그들은 자신의 안위 대신 대의를 위해 헌신을 선택했다. 그런데도 젊은 세대들에게 호국보훈의 의미가 점점 옅어지는 현실은 안타깝다.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온 국민의 참여와 관심으로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 어려웠던 지난날의 역사를 잊거나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

6월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목숨을 바친 분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주변 전적지나 기념관을 찾아 묵념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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