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선거와 국민투표를 관장한다. 또한 정당과 정치자금에 관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독립적 헌법기관이다.

선거는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기에 외부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나 유권자들이 선거법을 어기지 않도록 예방·감시하고 단속하고, 선거가 끝나도 선거비용 수입과 지출을 확인하고 조사해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의 2023년 5월 뉴스 내용 중 일부를 보니 선거여론조사 신뢰성과 객관성 제고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 선거여론조사기관의 등록 요건 강화, 불법 선거 여론조사기관 제재 조치 실효성 확보 방안, 국정 수행 지지도와 정치 현안 여론조사의 제도적 규제 타당성, 공표, 보도용 선거여론조사 응답률 제고 방안을 제시했고, 여론조사협회와 선거여론조사의 대국민 신뢰 제고를 위한 업무협의를 개최해 여론조사비용·원자료 자율적 공개 추진 등 개선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고 한다. 

또 2023년도 2분기 경상보조금 119억여 원을 5월 15일 국민의힘을 비롯한 7개 정당에 지급했고, 국고보조금이 정당의 건전한 운영과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운용을 기대한다고 했다. 결론은 여론조사를 공정하게 하는지, 국민 세금을 투명하게 잘 쓰는지 감시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하는 모든 것들을 신뢰하기 어려울 듯하다. 

모든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정책을 결정하고 나라 살림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나랏일을 맡아 할 사람을 투표로 뽑아 대표자를 선출한다. 국가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손쉬운 방법이어서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어느 기관보다도 공정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이 판을 치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자녀를 특혜 채용해 세습하고, 이 사건이 불거지자 사무총장과 차장의 징계를 피하고자 이들에 대한 면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 한다. 그리고 감사원의 감사도 거부한다. 

기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즘 작태를 보면서 북한 같은 공화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를 감시하고 보호하라고 쥐어준 권한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쓰고, 이상하고 조작된 여론조사를 용인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데 앞장서는 이런 날조된 기관을 국민이 신뢰한다니 울화통이 터진다. 

소쿠리 투표 때부터 웃프다고 생각했다. 꽃이 꺾인 게 아니라 아예 뿌리째 뽑혔다. 앞으로 우리 선거는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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