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성찰 없이 사용하면 폭식이 체내에 독소를 남기듯 디지털 폭식도 기술 독성을 남긴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14일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제432회 새얼아침대화에서 ‘한국사회, 디지털 폭식의 양상과 대안’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09년 12월 아이폰이 들어오며 본격 스마트폰 세상으로 전환을 맞이해 현재 스마트폰으로 모두 연결된 삶에 살며, 이 기술의 발전은 양면성을 띄기 때문에 이로운 점도 있지만 지나치면 디지털 독성을 남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사회는 기술 문제가 과열됐다"며 "현재 우리 삶에 깊게 들어온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성찰하고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휴대전화 교체 시기가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기술의 발전으로 성장한 나라로, 기술이라는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의 양면성을 간과하고 스마트폰 세상에서도 자기 조절 불능의 디지털 폭식 경향이 강한 특성을 지녔다.

이 교수는 "제조업 분야에서도 환경오염이나 기후위기 따위의 문제의식을 갖는데, 유독 디지털 기술 발전은 이런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크게 논의한 적이 없다"며 "한국사회 특성상 기술 발전을 경제성장 기폭제로 삼아 폭주한 경향이 커 문제의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들은 모든 활동과 정서, 생체리듬, 발열에너지까지 무차별로 채굴 당한다. 이런 무차별 데이터 포획으로 플랫폼 업계나 대기업들은 개인 데이터를 가공해 사용하며 데이터 오·남용, 인권침해를 양산한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는 성장주의만 계속해서 집중하는 특이점이 있다"며 "우리의 데이터를 가져가는 행위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외국은 이미 많은 논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 발전 이면에 코발트를 체굴하는 아이들과 중국 선전 폭스콘 아이폰 조립 노동자 등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생긴 노동 형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제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동일하게 디지털 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폭넓게 들여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무분별한 데이터 폭식, 이를 전담하는 제도와 법, 전담기구를 통해 규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민영 인턴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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