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벽을 예쁜 벽화로 채우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보람과 긍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상훈(43) 씨는 ‘우벽봉’(우리 동네 벽화 봉사단)이 6년 넘게 벽화 봉사를 이어온 원동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탄생한 ‘우벽봉’은 인천지역에서 소소하게 그림 벽화 봉사를 하고픈 청년들이 열정을 갖고 만든 봉사단체다. 그림도 좋아하지만 유독 벽화에 관심을 갖는 김 씨는 벽화 봉사단체를 찾다 인천에는 활동 중인 벽화 봉사단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단체를 만들었다.

우벽봉은 처음에는 10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회원이 200명으로 늘었다. 회원 대다수는 20∼30대 직장인들이다.

그림을 좋아해서 벽화를 좋아해서 참여하는 회원들이라 미술 관련 전공자는 10%가 되지 않는다.

우벽봉은 한 주 걸러 모여 공원을 비롯해 벽화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벌인다. 후원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회비로 운영한다.

김 씨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림 봉사에 관심을 가져 놀랐던 기억입니다"며 "지금은 온라인 카페도 따로 운영하는데, 온라인 회원은 600여 명이나 된다"고 자랑했다. 이어 "회원들이 많아지다보니, 특별한 다른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끼리 뜻을 모아 봉사활동을 진행한다는 자체로 뿌듯함은 배가된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때론 힘들고 지치는 날도 많았지만 벽화를 본 시민들이 건넨 칭찬 한마디가 이들에게는 또다른 큰 활력이 된다.

김 씨는 "추운 날에는 따뜻한 음료를,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료를 건네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 때문에 힘이 난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벽화 봉사활동은 2019년에 진행한 인천시청 후문 벽화 작업이다. 200m가 넘는 시청 후문 담벼락을 그리는 일은 만만치 않았지만 벽화를 완성했을 때 느낀 뿌듯함은 지금도 잊지 못할 짜릿함으로 남았다.

김 씨와 우벽봉은 앞으로도 인천지역에서 소외되고 어두운 곳곳을 환히 비추는 벽화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 씨는 "벽화 봉사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배우는 부분도 많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벽화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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