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박영현.
‘소포모어(2년 차) 징크스’는 프로스포츠에서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신인 때 활약했던 선수 중 상당수가 2년 차 때 부진을 겪는다는 내용이다.

2년 차 징크스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그러나 많은 선수가 어느 정도 경기를 치르면 슬럼프를 겪곤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연차가 쌓이면 상대 팀들은 정밀 분석과 집중 견제에 들어간다. 신인 시절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자만감에 빠지기도 쉽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불펜 투수 박영현(19)도 2년 차 징크스의 개념을 잘 안다.

2022시즌 데뷔한 박영현은 징크스에 빠지지 않으려고 지난 겨울 단단히 준비했고, 올 시즌 그 성과를 내는 중이다.

박영현은 데뷔 첫해인 2022시즌 52경기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신인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박영현은 만족하지 않았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박영현은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까 고민했다"며 "많은 분께 의견을 여쭙고 조언을 구했다"고 했다.

박영현은 지난 겨울 유신고 재학시절 은사를 찾아가 투구폼 교정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팔 스윙이 커진 배경이다.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변신한 박영현은 지난해보다 더 날카로운 직구를 던진다.

KBO 야구 전문 웹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영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8㎞로 지난해(시속 144.1㎞)보다 1.7㎞나 빨라졌다.

박영현은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르기 위해 체력훈련에도 집중했다.

그는 "고교와 프로무대는 다르더라. 체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멘탈 관리에도 힘썼다. 자만심을 버리고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정진했다.

지난 겨울 심신을 단련한 박영현은 올 시즌 2년 차 징크스 없이 순항 중이다.

21일까지 31경기에서 1승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04의 특급 성적을 냈다. 그는 KBO리그 홀드 순위 공동 2위를 달린다.

박영현은 여전히 겸손한 자세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는 "아직 멀었다"며 "지금 성적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영현의 성장은 소속팀 kt에 큰 힘이 된다.

kt는 올 시즌 주권, 김민수 등 핵심 불펜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영현이 빈자리를 메우며 허리 싸움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영현의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며 "팀 성적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자극받았는지 구속이 좋아지더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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