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장마전선 영향권에 접어들며 호우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지하·복개천 주차장 총 25곳 중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겨우 10곳뿐으로 확인돼 시민들의 근심이 커진다. 더구나 이 중에는 지난해 침수 피해를 겪었던 공영주차장도 포함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소영철 서울시의원(국힘·마포2)이 서울시설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관리하는 지하 주차장은 20곳, 복개천 주차장은 5곳으로 전체 1만1천333면에 달한다. 공단은 서울시 지하도상가, 자동차 전용도로, 공영주차장을 위탁·관리하는 지방공기업이다. 

소 의원은 "이미 장마가 시작됐음에도 전체 주차장 25곳 중에  침수 피해 물막이판을 설치하지 않은 곳이 15곳(지하주차장 13곳·복개천 주차장 2곳)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도림천이 범람해 차량 29대가 물에 잠겼던 관악구 신대방역 공영주차장은 10개월이 지나도록 차수판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차량 52대가 침수되고 매장 29개가 피해를 본 서초구 반포천 복개주차장은 얼마 전 24일에야 차수판, 차수벽 설치를 완료했다. 올해 여름도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기록적 폭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공단의 재난 행정이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점이 소영철 의원의 지적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지하공간 침수 방지를 위한 수방(水防) 기준에 공영주차장은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침수 피해가 발생한 신대방역 공영주차장은 침수 피해 발생 전 사전 경보 시스템 구축이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돼 지난해 하반기 수위 관측용 CCTV와 경보기 설치부터 추진했다. 차수판은 29일까지 준공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소영철 의원은 "장마가 이미 시작됐는데 아직도 물막이판 하나 없는 지하·복개천 주차장이 수두룩하고 이 중에는 침수 사고가 발생했던 곳도 있다"라며 "공단은 일반 주차장보다 수해 위험이 큰 모든 지하·복개천 주차장에 최소한의 침수 방지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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