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인성교육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데서 출발한다.

김미화 옥길중학교 교장은 "그래서 토론이 중요하다"며 "교사,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공동체가 한 마음이 돼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민주시민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부천시 학생 중심 토론학교 선도 학교로 선정된 옥길중학교는 독서·토론·논술 활성으로 학생들이 문제 해결 능력뿐만이 아니라 인성과 지성을 갖추도록 지도한다.

소통과 공감에 능한 학생, 질문 가능한 교실을 만들기 위한 옥길중의 특별한 교육 현장을 들여다봤다.

부천 옥길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독서토론논술 교육으로 ‘자기주도 학습법’을 배웠다.
부천 옥길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독서토론논술 교육으로 ‘자기주도 학습법’을 배웠다.

#독서 교육

옥길중은 크게 3가지 독서 프로젝트로 체계 있는 인성 교육을 한다.

그 첫 번째는 학년별 주 1회 독서 수업이다. 국어 교과 시간을 활용해 주 1회 독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민주시민으로서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다.

1학년은 시나 수필을 비롯해 주로 그림책 위주 문학 작품을, 2학년은 성장소설을, 3학년은 단편소설과 고전소설을 1·2학기에 나눠 읽는다. 그리고 읽은 책 내용을 바탕으로 독서 토론을 진행해 인성 교육까지 연계한다.

1학년 수업의 경우 ‘보이지 않는 아이’라는 책을 선정해 왕따와 학교폭력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학년별로 각각 다른 주제를 정해 짜임새 있는 독서 활동을 연계함으로써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다양한 삶의 형태와 인물상을 파악하고 문해력을 함양하도로 돕는다.

또 교과 시간에 이뤄진 활동과 더불어 학생들이 스스로 읽은 책 수만큼 학급 구성원들의 총 독서 활동량을 기록해 학급별 ‘독서 마라톤’을 진행한다.

교과 교사와 담임 교사는 주기로 학생들의 독서 기록장을 확인해 학급 독서 마라톤에 해당 사항을 기록한다. 학기 말엔 한 학기동안 기록한 학급별 독서 마라톤 기록장을 바탕으로 전 학년 대상 학년별 우수 학급을 1반씩 선정한다. 건강한 경쟁으로 독후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독서 습관을 생활이 되도록 돕는다.

개인의 독서 활동이 학급 독서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도록 해 학생들이 자기 효능감을 느끼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

관심사에 맞는 심화 독서 활동을 이어가도록 소그룹 활동도 진행한다. 일명 ‘꿈 날개’라고 하는 독서 소그룹 형태로 학생 3~4명이 소그룹을 만들어 원하는 주제를 정하고 직접 독서 활동을 계획한다.

한 학기 동안 24차시 이상 독서 소그룹 활동을 하도록 권고하고 학생들은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행사 ‘독서 나눔 한마당’에서 소그룹 활동 내용을 발표한다.

올해 1학년은 성장·역사·사춘기·인물 탐구를 주제로, 2학년은 미디어·우주·정의·차별·철학·꿈을 주제로, 3학년은 인류·환경·철학·문학·역사를 주제로 꿈 날개 독서 소그룹 활동을 진행했다.

관심사에 맞는 독서 활동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학생들은 진로를 탐색하고 주도성을 기른다. 또 친구들과 함께 집단 책 읽기를 하고 활동 결과를 지역 주민들도 모인 자리에서 발표함으로써 소통 역량을 기르는 한편,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도록 유도한다.

4월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세월호 참사 추모 캠페인을 했다.
4월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세월호 참사 추모 캠페인을 했다.

#토론·논술 교육

생각하는 폭을 넓히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는 점에서 토론 교육은 중요하다. 이에 옥길중은 독서 교육과 토론 교육을 연계해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도록 가르친다.

올해 1·2학년은 6차시, 3학년은 14차시를 따로 편성해 독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 토론 교육 전문 강사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양질의 토론 수업을 제공했다.

1학년은 박완서 작가 「자전거 도둑」을 읽고 "자전거를 들고 도망친 수남의 행동은 정당한가?"를 논제로 찬반 원탁 토론을 했다.

2·3학년은 원탁 토론이 아닌 찬반 대립 토론 형태를 택했다. 2학년은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논제에 대해 찬반으로 의견을 나눠 토론을 진행했고, 3학년은 채사장 작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을 읽고 과학·철학·사회·윤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논제를 스스로 발제해 찬반 대립 토론을 진행했다.

그 중 3학년 6반 학생들은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사형제도 범죄 예방 효과와 오판 가능성 같은 쟁점별 논거를 구축해 근거 자료를 수집하고 대본을 준비하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1학년은 처음 토론 교육을 배우는 학생들이기에 추가로 ‘자기 주도 학습법’이라는 비경쟁 토론 캠프를 열어 기초 토론 역량과 인성 교육을 보충했다.

4차시에 걸쳐 진행한 1학년 비경쟁 토론 캠프는 패러다임, 주도성, 시간 관리에 대해 배웠고, 스스로 주도하는 학습 능력과 체계 있는 시간 관리 능력을 함양하도록 했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패러다임 시간에는 긍정·부정 패러다임이 뭔지 이해하고 생활 속 다양한 패러다임 사례를 탐구했고, 주도성 시간에는 주도성 의미를 ‘선택’과 ‘책임’으로 나눠 파악하고 주도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 참여해 학폭 근절 서약서를 작성하는 학생들.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 참여해 학폭 근절 서약서를 작성하는 학생들.

이 같은 수업은 기본 학습 방법에 대한 가르침으로 토론 교육을 뒷받침하는 구실을 했다. 1학년 조 군은 "플래너 쓰는 방법, 마인드 맵 그리는 방법, 기억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니 내가 한층 더 성장한 듯싶어 좋았고 토론도 더 잘 하게 됐다"고 했다.

옥길중에는 ‘옥토끼’라는 토론 동아리도 있다. 토론 동아리에서는 독서 토론과 찬반 대립 토론을 비롯해 다양한 토론은 물론 특정 논제에 대해 논증 구조를 갖춰 개요서를 작성하고 서로 반론과 재반론까지 해보는 논증 게임과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바탕으로 질문과 대답으로 학생 간 토의를 진행하는 소크라틱 세미나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학생들은 이 같은 토론 교육과 함께 논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더구나 올해 1학년은 부천시가 지원하는 1인 1저 나만의 책쓰기 프로그램 ‘나도 작가’에서 34차시 논술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자아 탐색, 주제 선택, 초고 쓰기, 책 표지 만들기, 자기 소개하기, 관심사 쓰기, 이야기 이어쓰기를 비롯해 자기만의 책을 편찬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주로 자서전 성격을 띤 주제를 다뤄 학생들이 글쓰기 역량 향상과 함께 자아를 성찰하고 탐구하도록 유도했다. 논술 교육이자 인성 교육인 셈이다.

#인성 캠페인

옥길중은 다양한 캠페인을 수시로 운영해 학교폭력·욕설·흡연은 없애고 웃음·나눔·꿈은 넘쳐나는 3무(無) 3유(有) 배움터를 조성하려고 애쓴다.

달마다 첫 주는 아침 등교 시간을 활용해 인성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은 학생자치회가 주관하며 때에 따라 일부 동아리나 학부모, 지역사회와 협업한다.

올해 3월에는 신입생 환영 아침 맞이 캠페인으로 학생회 학생들이 환영 인사 동영상을 제작해 방송하고 학급별 포스터를 만들어 배부하고 피켓을 들고 교문 앞으로 나가 직접 환영과 인사 지도를 벌였다.

부천소사경찰서 여성청소년과와 학부모 폴리스가 함께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부천소사경찰서 여성청소년과와 학부모 폴리스가 함께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4월에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추모 기간을 지정하고 만화 동아리 학생들과 학부모 참여로 추모 설치물을 제작하는가 하면 캠페인을 진행했다.

5월에는 스승의 날과 어버이날을 기념해 학생들이 교사에게 감사 롤링 페이퍼를 전달하고 부모님께는 감사 엽서를 써 복도 한편에 전시하는가 하면 카네이션과 해바라기를 비롯한 꽃 모형을 제작해 포토존을 조성했다.

6월에는 친구 사랑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친친 포토 부스’라는 포토존을 마련하고 피켓을 만들어 교문 지도에 나서며 학생들이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반갑게 인사하도록 했다.

다달이 진행하는 캠페인에 맞춰 1개 이상 새롭게 포토존을 설치하는데, 이와 더불어 미술 교과 시간을 이용해 캘리그라피 대회를 진행하고 참가작을 복도에 전시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급식 바르게 먹기, 바른 말 사용하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같은 다양한 소주제로 피켓을 만들고 모범을 보이는 학생에게 간식·학용품 같은 상품을 전달한다. 2학기에는 독립운동 기념 행사나 크리스마스 포토존 설치를 비롯한 다양한 캠페인을 계획했다.

일상이 된 인성 캠페인이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도 따로 진행한다. 소사경찰서와 협업해 학급마다 2명 이하 학부모를 학생 보호 인력인 ‘학부모 폴리스’로 지정해 분기마다 1회씩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교사와 함께 학교 안팎에서 학생 생활지도를 맡는다.

학부모 폴리스는 옥길중 학부모회 소속 자원봉사 단체 중 하나로 연 4회 공식 캠페인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근절 서약서 쓰기와 같은 활동으로 캠페인에 함께 참여한다.

윤소예 인턴기자 yoon@kihoilbo.co.kr

사진=  <옥길중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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