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난 1일자로 실·국장급 15명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도는 이번 인사가 경기도정 발전과 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민선8기 2년 차를 맞아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 특징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물러나고 1970년대생, 행정고시 출신 경제·기획 분야 전문 인력을 중용한 점이다. 그러나 정기인사를 두고 ‘말말말’이 나온다. 인사 단행 이전과 이후에는 늘 말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는 양상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일 열심히 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직원 커뮤니티에서는 승진자 이름까지 거론하며 인사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9급 말단부터 2급 고위직까지, 도청 내부뿐만 아니라 도내 시·군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지적이 잇따른다.

더불어 승진자가 고시 출신에 쏠린 데 대해 소위 관료 출신 ‘엘리트 주의’가 작용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서도 도청 내부 인력은 시·군 또는 정부 부처 전출을 선호하고, 외부 인력은 본청 복귀를 꺼리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 같은 흐름에는 도정 주요 현안 추진 과정에서 느리고 복잡한 의사결정, 이로 인한 피로도 누적이 연관 있다.

경기지사 비서실장이 6개월 간격으로 승진한 점도 뒷말이 무성하다. 물론 승진자들이 업무 능력이 떨어지거나 공직 기강을 저해할 정도로 깜짝 승진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도정을 안정감 있게 펼치려면 최소 1년은 지사와 비서실장이 호흡을 맞춰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서 비롯한 평가다.

취임 1년을 맞은 김동연 지사가 이번 인사에서는 이전보다 많은 의중을 담았다고 한다. 인사 사무 평가는 인사 직후인 지금 할 문제는 아니다. 더욱이 세평으로만 인사를 평가하는 일은 더더욱 지양해야 한다. 파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지사 의중대로 각 인물을 주요 보직에 임명한 만큼 얼마나 도민을 위한 성과를 내느냐가 이번 인사의 평가기준이 돼야 한다. 승진이나 영전을 한 인사들도 목표를 이뤘다고 자만하지 말고 도민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기에 앞서 단지 한 단계 올라섰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박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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