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설 때는 맑은 하늘이었는데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 내린 듯했다. 집으로 가다 보니 어느 한 곳에는 많은 비가 내렸음을 직감할 만했다.

기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직선거리로 불과 1㎞ 남짓인데도 그 짧은 구간에 이처럼 차이가 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몰라도 전부를 녹여 버릴 듯이 푹푹 찌다가도 별안간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고는 이내 언제 비가 왔나 싶을 정도로 해가 쨍쨍 나기를 반복한다.

기자의 몸과 마음도 요즘 날씨처럼 변덕스럽다. 얼마 전부터 밥을 먹고 나면 속이 쓰리고 아파 병원에 갔더니 식도염이란다.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인지 요즘 회사 업무상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기인데 마음처럼 움직이지 못해 짜증스럽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다. 이천에서 가까운 양평이 시끄럽다. 한쪽에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다른 한쪽에서는 결백을 주장하며 사업을 원점으로 돌린다고 선언했다. 다들 알겠지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얘기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민은 물론이고 수도권 시민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기에 정치 쟁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더구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고속도로 건설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각종 규제로 발전이 어려운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정부 정책이 요즘 날씨처럼 오락가락한다면 우리나라 앞날이 과연 밝겠는가. 정치인들 행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안 되지만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내년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국민들은 혈연·학연·지연을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국익을 위해 일하는 그런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앞날이 밝아 온다는 사실을 잘 안다.

진영 논리로 황폐해지는 정치인들과 추종자들을 바라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많은 국민들은 나라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나라를 만들어 주길 정치인에게 바란다.

K-푸드·K-팝을 비롯해 최근 전 세계에 한국 문화 붐이 일어나듯 정치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국익과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 광고’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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