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폐기하는 농산물 쓰레기.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폐기하는 농산물 쓰레기.

개장 3년째를 맞은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썩은 농산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골머리를 앓는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2020년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오래되고 낡아 생기는 각종 불편을 해소하고 농산물 쓰레기 문제를 대폭 개선하려고 3천210억 원을 들여 최신 현대 시설로 확장 이전했다.

규모는 16만9천851㎡다.

채소1·2동, 과일동, 식자재동, 업무동, 판매물류동, 전처리시설을 갖추고 환경동에는 쓰레기 악취 문제를 해결하려고 1천615㎡ 규모 처리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전한 지 3년 차인데도 구월동에서 겪은 농산물 쓰레기와 악취 문제가 판박이처럼 재연하면서 시장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김모(56)씨는 "누가 봐도 팔지 못할 정도로 썩은 농산물이 쌓였고 벌레마저 들끓어 청소를 요청했는데, 청소하는 분들이 건드리지 못한다고 했다"며 "잘못 치웠다간 중매인이 소유권을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해 (청소하기)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찾은 도매시장에는 쌓아 두고 방치해 상한 농산물이 곳곳에 보였다. 대체로 온도가 낮은 지하주차장에는 상인들이 농산물을 상자째 쌓아 길을 막았고, 지상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화단에 널어 둔 작물을 비롯한 썩은 농산물을 방치했다. 더구나 마늘·양파·감자·고구마 같은 구근류는 산지에서부터 흙이 묻은 채 출하하기에 주변이 지저분하고 대체로 보관 기간도 길어 대량으로 쌓아 둔 곳이 적지 않았다.

보통 도매시장은 경매를 진행하고 하루 물동량이 많기 때문에 주차장이나 한쪽에 한순간 많은 물량이 쌓였다가 다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중매인들은 부패 정도가 심한데도 처리를 미루거나 방치하면서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아 주인을 찾는 일조차 힘든 실정이다.

청소를 하는 직원이 임의로 방치한 물건을 치웠다가 중매인 항의에 값을 변상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임의로 물건을 치우는 일을 금지하고, 처리 민원이 발생하면 먼저 안내판을 붙이고 계도 기간을 주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중매인 자산이라 임의로 치우면 절도다. 우선 안내판을 붙인 뒤 기간이 지나면 폐기 처분한다"며 "깨끗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바탕부터 위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매인 협조가 가장 절실하다"고 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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