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 섭씨 3℃ 상승시 전 국토의 4%, 인천은 절반이 잠긴다. 갯벌을 사수하라"
 

12일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제433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김종성 교수는 ‘기후위기 적응 전략, 블루카본’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기후위기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갯벌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연간 최대 49만t 자동차 20만 대 분량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며 하지만 "현행 IPCC에서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되지 않아 앞으로 인정받기 위한 다각적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로 온실화 관련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할 목적인 UN 산하 조직이다. IPCC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블루카본으로 인정한다.

현재 블루카본은 맹그로브, 염습지, 잘피림 세가지다. 우리나라 상부 조간대 갯벌은 염습지에 해당한다. 그러나 간척과 매립으로 상당 부분 사라져 현재 남은 면적은 전체 갯벌 1~2% 수준에 그친다. 우리나라 갯벌은 98%가 식물이 살지 않는 비식생 갯벌이다.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으려면 탄소를 흡수하거나 저장하는 능력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한다.

김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연안 21개 지역 갯벌을 대상으로 블루카본량을 산출한 결과 갯벌은 약 1천300만t 탄소를 저장하고, 이산화탄소는 연간 최대 49만t을 흡수 한다.

이는 승용자 20만 대가 내뿜는 양으로 연간 약 8천 그루 나무가 흡수하는 양과 비슷하다. 더욱이 나무는 40년이 넘어가면 더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비식생 갯벌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블루카본인 해양 퇴적물과 해조류 등을 인정받기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우리나라 갯벌은 약 2천500㎢ 규모로 총 1천 여종,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021년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4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갯벌은 경제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된다. 갯벌 1㎢는 연간 63억 원 정도로 총 면적을 감안하면 연간 약 18조 원 이 넘는 경제적 가치가 산정됐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바다는 서해, 남해, 동해 모두 다른 색을 띈 무지개 처럼 다양한 해양 특성을 가져 많은 생물 개체수가 사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며 "갯벌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으려면 꾸준한 연구와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에서 블루카본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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