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붙잡아 두지 못하고 앞으로만 가니 아끼려고 구태여 효율을 따진다. 더욱이 목적지에 가는 이동 시간을 아끼려고 애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미리 교통 앱으로 목적지까지 가장 적은 시간을 들여 가는 방법을 찾는다. 지하철의 경우 빠른 환승과 하차가 가능한 칸을 알려 줘 해당 칸에 몸을 싣는다.

하나, 같은 생각을 가진 승객이 몰리면 불편하게 끼어 가거나 다음 열차를 기다린다. 여기에 운전이라는 수고를 더하면 대중교통보다 편하게 이동 가능하다. 대중교통과 매한가지로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최소 시간 경로를 선택한다. 차가 조금이라도 밀린다면 다시 새로운 경로를 찾아 방향을 바꾼다. 시간을 아끼려고 했으나 도로마다 사정은 같아 꽉 찬 차를 마주하면서 예정 시간보다 훨씬 지나 도착한다.

보통 대중교통 운영에 불만이 생기면 수단을 늘려 배차 시간을 줄여 달라고 요구한다. 또 차가 자주 막히면 도로를 넓히거나 새로 만들어 달라고 청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 불편이 따라오니 그곳을 우선 해결한다. 편리한 생활 기반을 마련하면 사람들은 효율을 따져 발전한 곳으로 몰리며 소외지역이 생긴다. 이들 지역은 인구가 빠지고 수요가 줄어 불편을 개선해 달라고 주장해도 효율을 핑계로 자연스레 발전이 더디다. 차츰 발전 속도가 달라지면 지역 불균형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려고 자연스레 경쟁이 치열해진다. 손해를 못 참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쓸모를 다하거나 없는 사람·상황을 줄이고, 쓸모를 다하는 사람을 ‘능력 있다’고 평가한다. 차츰 쉼과 여유가 사라져 여유를 찾는 사람에게 효율과 쓸모를 따지며 맡은 바 임무를 다하라고 주문한다.

효율을 중시하는 세태를 두고 볼 때 편리하려고 발전을 추구했지만 틈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들인 노력에 견줘 결과는 뫼비우스 띠처럼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무한 반복하는 상황이다.

짧은 기간 성과를 얻으려고 좁은 시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할 중요한 일을 ‘비효율’로 여기는 경우가 생긴다. 당장 비효율을 낭비나 부정으로 느낀다. 그러나 결과가 비효율인 상황을 줄이고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넓은 시각으로 무엇이 중요한가 집중해 고민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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