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범죄' 혐의 재판에 출석하는 스페이시
'동성 성범죄' 혐의 재판에 출석하는 스페이시

동성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미국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63)가 성급한 낙인찍기로 "모든 것을 잃었다"며 자신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이날 영국 런던의 서더크 형사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지난 2017년 성 추문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자신의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스페이시는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예술감독으로 일하던 2001∼2013년에 20∼30대 남성 4명을 상대로 총 12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스페이시는 이날 런던 법정에서 "지난 5∼6년간 나는 몇 가지 예외 말고는 일을 할 수 없었다"며 "들어오는 돈은 없고 많은 법률 비용을 청구받았다. 아직도 다 갚지 못해 아직도 빚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훔치면서 "성급한 판단이 있었고, 나는 첫 번째 질문을 받거나 응답할 새도 없이 일과 명성을 잃었다. 단 며칠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시는 이날 모든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한 남성이 2000년대 초 도로에서 운전하던 중에 동승한 스페이시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차 사고를 낼 뻔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스페이시는 "나는 어떤 때에도 자살행위 같은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시는 "그가 더 이상 나아가기를 원하지 않아서 우리는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때때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며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로맨틱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알던 사람이 20년이나 지나서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을지는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스페이시를 유명 배우로서의 명성과 권력을 남용해 남성 4명에게 성폭력을 자행한 가해자라고 지목하면서 그가 오스카상을 수상한 유명 배우이자 극장 예술감독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와 '유주얼 서스펙트'로 오스카상 주·조연상을 받은 스페이시는 '미투' 논란으로 몰락했다.

2017년 배우 앤서니 랩이 14살이던 1986년 스페이시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이래 비슷한 주장이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랩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스페이시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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