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인천 안골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장
김선석 인천 안골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원도심에서 왜 사람들이 떠날까요?

가장 큰 이유라면 편의시설과 일자리가 부족해서입니다. 이 가운데 일자리가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일자리를 위해 제주에서 서울로 가기도 하고, 부산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자리는 사람들을 모이게도 하고 떠나게도 만듭니다.

도시 성장은 인구와 일자리에 달렸습니다.

인천의 원도심은 어디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중구와 동구일 겁니다.

1980년대 이곳은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당시 중구 신포동은 인천의 강남이었습니다. 동인천역 광장 시계탑은 만남의 장소였고, 고독한 젊은이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버스를 타고 이곳을 찾아갔습니다. 거리는 항상 활기가 넘치고 많은 사람이 붐비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지역에서 바닷가의 썰물처럼 사람들이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현상으로 특히 직장에 다닐 30대 인구가 감소하자 학교에 다닐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줄었습니다.

2020년 동구 인구는 6만3천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현재는 5만2천 명입니다. 3년 동안 약 1만 명 정도가 감소했습니다. 이 흐름은 앞으로 계속되리라 보입니다.

이러한 동구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4월 동구청에서 도시재생 포럼이 열렸습니다. 100여 명의 시민과 도시전문가들이 참석해 지역 발전 방향을 토론했습니다.

강연자로 나온 청주대 김영환 교수는 "동구가 끊임없이 변화하려면 특화된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3·4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시재생 성공은 지역에 적합한 계획을 얼마나 세우느냐, 사람들을 얼마나 모이게 하느냐, 그리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줄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필자도 동구 도시재생은 지금의 제조업 지역을 첨단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동구를 살리는 미래 성장 동력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옛 공장부지나 학교 등의 공공부지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인천역과 인천역 주변 역세권에 젊은 층이 모여들도록 스타트업 등으로 활성화합니다.

동구에는 전철이 연결된 인하대와 인천대 그리고 청운대가 있습니다. 대학들과 협력해 학생들이 연구하는 장소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요즘 국내 대학에는 외국 유학생들이 증가합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인천에서 정착하는 데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국내 대학에 중국·네팔·베트남 등 유학생들이 16만 명이 넘었습니다. 세계 강국인 미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세계 각국의 민족을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울러 인천의 옛 시대를 대표하는 지역은 중구입니다. 중구는 동인천역과 인천역 그리고 신포역이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세 역의 거리는 1.5㎞ 이내입니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재들이 많아 볼거리가 충분합니다. 국내 최초 공연장인 애관극장이 있고, 인천개항박물관과 차이나타운, 인천아트플랫폼이 있습니다.

중구의 도시재생 활성화 전략은 간단합니다. 많은 사람이 서울과 경기에서 전철을 타고 찾아와 우리나라 근대화의 역사적인 문화재들을 관광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항의 곡물창고를 일본 도쿄의 테라다 창고 사례처럼 문화를 보존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커피 향 가득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합니다. 그러면 중구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도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때 뛰어난 능력을 선보입니다.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원도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바로 역사와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특성을 살릴 때 경쟁력 있는 미래도시로 성장합니다. 

동구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으로, 중구는 역사·문화라는 관광산업을 육성한다면 두 지역은 분명히 옛 명성을 다시 찾게 될 것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