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人性)’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성품을 말한다. 대개 인격으로 성숙하기 전인 학창시절 때 인성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성장기 학생들은 욕망을 절제하기 어렵거나 됨됨이를 갖추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인성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부천시 소사로에 위치한 원종고등학교는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중심에 인성교육을 뒀다.

1990년 3월 문을 연 원종고는 오직 학생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고민하며 소통한다. 더욱이 학생에게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인간으로서 평등을 가르치고, 특권의식과 열외의식이 없는 바른 학교생활을 유도한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고유성을 학생 스스로 만들어 가는 원종고를 들여다봤다.

부천 원종고 학생들이 부모님께 드릴 김밥을 만들었다.
부천 원종고 학생들이 부모님께 드릴 김밥을 만들었다.

# 눈높이에 맞춘 인성교육

원종고는 학생과 교사의 만남으로 인성교육에 접근한다. 그저 기계처럼 새로운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 교육 영상을 보고 활동지를 읽는 형식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직접 만나 대화와 사제동행 활동을 한다. 교사는 이러한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어른으로서 모델이 되고 올바른 인성 함양도 돕는다.

또 학생들의 기본생활 습관 형성에 앞서 왜 바람직한 인성교육이 부족한지 연구한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또는 부모의 왜곡된 육아 방침으로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했는지 따위를 분석한다. 학교생활에서 차별이라는 상처를 입었는지, 학생 스스로 문제인지도 다양하게 파악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개별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상담심리사와 임상심리사를 초청해 학생 개인이 가진 고민의 원인을 알게 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돕는다.

선생님들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에게 줄 아침 도시락을 싸느라 분주하다.
선생님들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에게 줄 아침 도시락을 싸느라 분주하다.

# 대안교실 ‘e제곱’

원종고는 e제곱(egress&entrance) 대안교실을 운영한다. 탈출구와 입구를 뜻한다. 학생들이 학습 소외 현상으로 교실에서 나왔지만 다시 교실로 들어가려는 준비 과정이다. 출구가 곧 입구라는 뜻으로, 선도학교 운영팀에서 협의해 선정한 학교 내 대안교실 이름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실에서 학습 소외로 익숙해져 버린 학습 무기력, 학교 부적응, 반항 기질을 가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교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댔다.

각 학급 담임교사들과 교과교사들이 학습에 소외된 학생,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 학생,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대안교실을 소개한다. 이어 학부모와 학생 동의를 얻어 일과 중 e제곱 대안교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직원들은 학생 성향에 따라 ▶상담 프로그램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특기·적성 체험 프로그램 ▶직업 체험 프로그램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더욱 세세하게 도움을 주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한다. 또 학생들이 자유롭게 마음을 열도록 공감대 형성을 우선으로 정해 다가가면서 도덕성 발달을 꾀한다.

이 같은 학교 노력은 빛을 봤다. 반항하는 태도로 일관했던 학생들은 대안교실 덕분에 대인 관계 지능이 뛰어나게 발전했고, 상냥함과 친절함으로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요리를 잘하던 학생도 있었고, 볼링과 클라이밍이 좋아져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도 다수 나왔다.

대안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모(3년)군은 "항상 불만과 화가 많았지만 대안교실 프로그램으로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한 줄기 빛과 같이 올바른 길로 안내한 선생님과 학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 학생 맞춤별 인성교육

원종고는 학생 맞춤 통합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담임교사와 전 교직원이 학생을 관찰하고 상담한다.

먼저 현물 지원 프로그램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재료와 체육복, 신발, 양말 같은 현물을 지원해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하도록 돕는다.

모든 교직원으로 구성한 ‘더 가디언’도 운영한다. 더 가디언은 경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찾아 이들을 관찰하고 상담하는 일을 한다.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빚었다.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빚었다.

교장과 교감, 학생안전부장을 비롯한 전 교직원이 힘을 모아 학생 맞춤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소통한다. 또 학교에 적응하도록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특기와 적성에 맞춘 체험활동도 병행한다.

심층 심리 상담 검사도 제공해 학생들의 자긍심 회복을 돕기도 한다.

원종고는 이로써 모두 함께 참여하는 교직원 협업 문화를 형성하고, 다양한 사제동행 프로그램으로 학생 생활지도 능력을 배양한다.

이 말고도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아침을 제공하고, 교내 유휴 공간과 학생 휴게 공간을 활용해 작물 재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학업 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일대일 멘토링 교사와 함께 활동을 하도록 한다. 이들은 ▶함께 음식 먹기 ▶한 팀을 이뤄 요리대회 참가하기 ▶서울 고궁과 인천 개항 역사 체험하기 ▶전문가 초청 특강 참여하기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 배우기를 한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학생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가 만족감이 한없이 올라간다.

김모(3년)양은 "아침에 선생님들이 아침밥을 손수 싸 주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저도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다양한 인성교육 덕분에 내면이 성숙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강형구 교장 미니 인터뷰

"원종고는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을 공유합니다."

지난 3월 원종고 제14대 교장으로 부임한 강형구 교장은 교육 지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강 교장은 "학생자치회는 학생 의식을 개선하는 행사를 꾸준히 진행한다"며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진로 선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과 후나 주말까지 시간을 투자해 운영한다"고 했다.

이어 "새롭게 구성한 학부모회 또한 학교와 교육에 관심이 큰데, 학교와 합심해 학생과 교직원 결정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장은 학교에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학생들에게 알리는 교직원이 많다고 했다.

그는 "교사로서 본보기가 되려는 열정과 사명감을 가진 선배 교사들과 후배 교사들이 합심해 학생 성장을 지원한다"며 "지필 평가(연필이나 펜으로 종이에 답을 쓰는 형식의 평가) 기간 아침마다 선후배 교사들이 모여 정다운 이야기와 함께 학생들을 위한 도시락을 싸며 다양한 교육철학을 공유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육구성원 한 명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강한 공동체 연대의식을 함양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학생과 교직원이 모두 즐겁고, 학부모 또한 학교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교육구성원을 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 교장은 "입시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교육이 아니라 미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부천 원종고등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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