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연 제1회 여주 민속도자기대축제서 선발한 도자기 아가씨들이 선인부명도공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1990년 연 제1회 여주 민속도자기대축제서 선발한 도자기 아가씨들이 선인부명도공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발전하는 축제가 있다. 바로 지난 5월 서른다섯 번째 행사를 성공으로 마무리한 여주도자축제다.

경기도 최초로 도자기를 소재로 한 여주도자기축제는 1990년(2000년 11·12회 개최)부터 도자기 예술 가치를 계승·발전시키려고 열었다.

여주도자기축제는 도자기 문화를 대중에 뿌리내리게 하고 도자기를 세계에 알리겠다며 천년을 이어온 여주 도자기 가치를 잇는다. 평소 보기 어려운 도자예술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제공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덕분에 축제장을 찾은 이들은 오감으로 도자기와 여주를 느낀다.

# 제1회 여주민속도자기 대축제

제1회 여주도자기축제는 주민 중심형 축제로 시작했다. 여주민속도자기대축제라는 이름으로 선인무병도공비 제막, 도자기 아가씨 선발 같은 행사를 시작했다.

여주민속도자기협동조합은 해마다 여주에서 여는 세종대왕숭모제전 기념행사의 하나로 제1회 여주민속도자기대축제를 열었다.

5월 연 제35회 여주도자기축제를 찾은 방문객이 진열한 도자기를 구경한다.
5월 연 제35회 여주도자기축제를 찾은 방문객이 진열한 도자기를 구경한다.

1990년 5월 13일부터 20일까지 연 행사는 선인 도공의 얼을 기리고 업체 간 협력 체계를 도모하면서 여주에서 생산하는 전승 도자기를 홍보하려는 취지로 마련했다.

행사 전날 전야제를 열고 매일 밤 풍물시장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도자기협동조합 앞 광장에 개설한 도자기 전시·판매장은 22개 업체가 참가해 평소보다 30% 할인한 값으로 반상기류, 항아리, 화분을 팔았다. 300원짜리 소주잔부터 80만 원짜리 4인용 백자테이블세트까지 여러 종류를 전시·판매했고, 여주군 소비자는 물론 서울 도자기 소매상도 내려와 흥정했다.

# 여주도자기 변천사

여주도자기축제는 1990년 초반 주민 중심형 축제였다가 1996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중심형 축제로 변하고, 2001년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와 공동 개최하는 국가 중심형 축제와 결합한 지방자치단체 중심형 축제로 변화를 꾀했다.

제35회 축제 개회식에서 발언하는 이충우 여주시장.
제35회 축제 개회식에서 발언하는 이충우 여주시장.

1990년 5월 처음 연 축제는 1995년까지 여주민속도자기협동조합 주최로 ‘여주민속도자기대축제’라는 이름으로 열었다.

당시 축제는 마을 주민이 공동체 의식을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이 주체가 돼 고유 문화를 기념하려고 진행했다. 도자기 판매, 도자기 아가씨 선발대회, 노래자랑을 비롯해 주민이 화합하는 행사 형태로 열었다.

1996년 지방자치단체 중심형 축제로 탈바꿈하면서 축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96년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여주 신륵사와 도예촌에서 ‘흙과 혼 그리고 불의 조화’를 주제로 연 ‘여주도자기대축제’는 마스코트, 엠블럼, 포스터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전야제 행사, 개막식, 도자기 이벤트, 우리 고장 전통문화 예술행, 각종 전시와 공모, 놀이마당 행사를 비롯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판매장을 마련해 도자기 판매를 활성하고, ‘여주 향토음식과 도자기 만남’ 코너를 통해 도자기와 만남을 부각시켜 우리 식문화 정립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생활자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3개 조로 편성한 전국 일주 홍보팀을 꾸려 전국을 무대로 홍보도 펼쳐 행사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1999년부터 여주도자기축제는 운영 형식을 박람회로 변경해 행사 질 향상을 꾀했다.

더구나 ‘제10회 여주도자기박람회’는 문화관광부 ‘1999 문화관광축제 지정’으로 대내외 인증을 받으면서 어느 해보다 행사 규모나 볼거리 면에서 다채로운 축제였다.

공군 블랙이글팀이 벌인 공중곡예 비행, 공중의장대와 군악대 시범, 경주마 타고 산책과 사진 촬영, 화훼 분재전, 수상스키쇼를 비롯해 이전 축제에선 없었던 행사를 한꺼번에 선보여 기대를 모았다.

2001년부터 축제는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와 함께한다. 여주는 자체 도자기축제 개최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주최하는 세계도자비엔날레와 함께하면서 한국 도자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2010년 22회 축제 때부터는 현재 ‘도자기축제’ 이름을 사용해 해마다 다양한 도자기 전시와 판매, 체험행사, 공연을 한다.

축제를 찾은 어린이가 초벌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한다.
축제를 찾은 어린이가 초벌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한다.

# ‘제35회 여주도자기축제’ 문화관광축제로 다시 탄생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으로 연 ‘제35회 여주도자기축제’가 11일간 일정을 마무리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5월 19일부터 29일까지 신륵사 일원에서 연 제35회 여주도자기축제는 46만여 명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예인이 주도한 올해 축제는 ‘다시 봄, 꿈꾸는 자기들을 위해서’라는 주제로 도자기 우수성에 문화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문화관광축제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제 첫날인 19일 연 개막식과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 본선 녹화 현장에는 1천500명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며 축제 시작을 알렸다.

축제는 행사기간 내내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도예인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도자 체험 프로그램에는 행사기간 내내 많은 이들이 찾았고, 6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여주도자기 판매장에는 도자기를 사려는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더구나 올해는 외국 작가 듀반 로페즈를 초청해 영문 리플릿을 제작함으로써 글로벌 축제로 한 발짝 다가갔다는 평이다.

한국 전통도자에 더해진 외국 작가 퍼포먼스는 특별한 볼거리를 방문객에게 제공했고, 해외 대사와 많은 외국인 방문은 전 세계에 여주 도자 매력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기간 이어진 축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25일에는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녹화를 연계했다. 박원숙·혜은이·안소영·안문숙·정소녀가 축제 현장을 찾아 전통가마를 체험하고 도자기 홍보·판매장, 여주 대표 특산물 금사참외 부스를 비롯한 축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방문객과 소통했다.

도예가와 외국인 관광객이 도자기를 살펴본다.
도예가와 외국인 관광객이 도자기를 살펴본다.

28일에는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가 현장을 찾아 아이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궂은 날씨에도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펭수와 뜻깊은 시간을 보내려는 가족단위 방문객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축제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남한강 밤하늘을 수놓았다. 봄 하늘을 형형색색 빛으로 물들이는 불꽃을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방문객들은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어 가남읍 본두1리에서 계속 이어진 ‘낙화놀이’를 진행해 바람에 흩날리는 아름다운 불꽃을 끝으로 11일간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은 "여주도자기축제는 3년 만에 돌아온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치해 새로운 변화를 줬다. 많은 시민, 관광객의 관심과 호응으로 안전사고 없이 축제를 마무리했다. 여주도자기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발돋움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기호일보 창간 3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인천과 경기도를 선도하는 일간지로 해마다 새롭게 변모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여주도자기축제와 동반 성장하길 기대한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100주년까지 여주도자기축제와 기호일보가 같이 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사진=<여주세종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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