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이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후 1년 만에 실전을 치른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일본과 두 차례 국가대표 평가전을 펼친다. 22일 오후 2시 20분에 1차전, 23일 오후 2시에 2차전이 진행된다.

한동안 실전이 없던 추일승호에 일본전은 가뭄 속 단비와 같다.

지난해 5월 추 감독을 선임하며 출범한 국가대표팀은 그해 7월 열린 FIBA 아시아컵 이후로는 공식전을 치르지 못했다.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나라들이 각지에서 2023 FIBA 월드컵 본선행을 놓고 경쟁할 때 우리나라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해 2월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탓에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불참한 대표팀은 대회 실격 처리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FIBA가 올림픽 출전권을 세계랭킹과 일정 부분 연동시킨 까닭에 랭킹포인트를 쌓을 기회가 사라져 2024 파리 올림픽으로 향하는 길도 험난해졌다.

현 시점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성과를 기대할 만한 유일한 국제대회이고, 준비 태세를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일본전이 중요하다.

다만,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김선형, 오세근(이상 SK), 라건아(KCC)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2연전에는 나오지 못한다.

프로농구 2022-2023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플레이오프 MVP를 나눠 가진 김선형과 오세근은 1988·1987년생 노장이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 가드·빅맨임을 코트에서 입증한 터라 추 감독으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 셋뿐 아니라 지난해 아시아컵에서 추 감독이 추구하는 포워드 농구의 핵심으로 활약한 최준용(KCC)도 부상 회복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래서 프로농구 대표 슈터 전성현의 합류가 반갑다. 전성현은 지난 시즌 데이원 소속으로 정규리그 50경기에 출전해 매 경기 개인 통산 최고인 17.6점을 올렸다.

전문 슈터 없이 아시아컵을 소화했던 대표팀이 공격 경로를 다변화하는 데 전성현은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일본도 완전체 전력은 아니다.

일본 대표팀 핵심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는 포워드 듀오 와타나베 유타(피닉스)와 하치무라 루이(LA 레이커스)지만 둘 다 한국에는 오지 않는다. 이 선수들은 NBA와 FIBA 간 협정으로 28일부터 대표팀에 합류 가능하다.

이 밖에 일본프로농구 B.리그에서 2022-2023시즌 정규리그 MVP를 따낸 가드 가와무라 유키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에 일본은 키 168㎝ 단신이지만 2019년 B.리그 MVP에 뽑힌 도가시와 NBA 하부리그인 G리그와 호주 리그에서 활약한 바바 유다이 등으로 원정 선수단을 꾸렸다.

올해 2월 일본 국적을 취득한 조시 호킨슨, 혼혈 선수인 와타나베 휴, 제이컵스 아키라도 포함됐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네브래스카대에서 활약하는 슈터 도미나가 게이세이도 출격한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양국의 농구 발전 수준을 점검하는 교류의 장도 될 전망이다.

한국은 2018년 일본과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일본이 1차전을 88-80으로 이겼고, 2차전은 한국이 99-87로 승리했다.

당시 허재 감독이 이끈 대표팀에서는 라건아가 2경기에서 59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는데, 일본은 NCAA 곤자가대에서 뛰던 혼혈 선수 하치무라를 선보이며 자국 농구 수준 향상을 기대케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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