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이 경기문화재연구원, 경기도박물관과 함께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정전 협정은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중단, 즉 적대 행위를 일시 정지하고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경기문화재단은 그동안 DMZ(비무장지대) 관련 실태 조사와 문화 행사, 근대문화유산(분단·전쟁) 조사·연구를 진행해 한국전쟁 역사·문화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줄곧 추진했다.
# 세계 예술인 한반도 평화 선언 기념식
정전 협정 70주년 기념일 당일인 오는 27일 오후 1시에는 파주 임진각에서 국내외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반전을 염원하는 ‘세계 예술인 평화 예술 행사’를 연다.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작가회의, 평화예술교류협회, 남북연극교류위원회, ㈔나라풍물굿이 참여하는 ‘2023 세계 예술인 한반도 평화 선언 조직위원회’와 경기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한반도에 더는 전쟁 역사가 반복하지 않기를 염원하는 ‘2023 세계 예술인 한반도 평화 선언’을 비롯해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 행사를 함께 펼친다.
또 27일 오후 3시 경기도박물관 대강당에서는 경기문화재연구원과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 남북교류학술소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3년 한반도 DMZ 정전 협정 70주년 학술 포럼’을 연다.
2020~2021년 DMZ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진행한 ‘한반도 DMZ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전 협정 70주년 의미와 DMZ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을 비롯한 심층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당일 경기도박물관을 방문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 음악회 ‘위대한 청춘 70년’ 공연도 준비했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 발전 과정을 스토리로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연주자 100여 명이 근현대 역사를 담은 가곡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그리운 금강산’, ‘보리밭’, ‘비목’ 같은 대중성 있고 친숙한 곡으로 구성했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한국 국보급 바리톤 성악가 고성현이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7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하는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관람 가능하고,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와 지지씨멤버스에서 선착순 신청하면 된다.
# ‘두 얼굴의 평화 DMZ’ 특별 전시·강연
경기도박물관에서는 정전 70주년 특별전 ‘두 얼굴의 평화, DMZ’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정전으로 형성한 DMZ 역사와 현재를 널리 알리고 문화·생태 가치와 평화 의미를 조명한다. 그리고 2020~2021년 문화재청·경기도·강원도가 진행한 ‘한반도 DMZ 실태 조사’ 결과물을 전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 발판을 마련한다.
전시는 DMZ 지대를 품은 경기도·강원도 관련 기관, 전쟁 관련 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원 소장 유물로 구성한 가운데 한반도 DMZ 실태 조사 사진,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이 DMZ 발굴 조사로 수습한 유물과 전사자 유품 500여 점이 관객과 만난다.
전시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전시와 연계한 무료 특강도 박물관 강당에서 진행한다. ‘정전 협정과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 역사 유적과 유물’, ‘DMZ 안 사라진 마을과 근대 문화유산’,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 조사 결과와 미래’ 4회로 구성해 다음 달 9일부터 9월 20일까지 한 주 걸러 한 주마다 운영한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은 비지정 근대 문화유산 중 하나인 대전차장애물 ‘용치(Dragon Teeth) 사진전’을 연다.
용치(龍齒)는 ‘용 이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으로, 적군이 침입하기 쉬운 하천이나 교통로에 대전차 방어를 위해 설치한 콘트리트 구조물이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부터 경기도에 남은 전쟁과 분단 흔적을 조사하고 기록하려고 비지정 근대 문화유산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도내 32곳에서 확인한 용치 사진을 중심으로 조사·연구 결과를 도민과 공유하고, 도내 특징 있는 분단 상황과 관련한 근대 문화유산(분단·전쟁) 가치를 제고한다.
사진전은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도청사, 전쟁기념관, 파주 일대에서 4회에 걸친 순회 사진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전쟁과 분단이 남긴 경기도 문화유산을 주제로 ‘2023년 상반기 경기문화유산학교’를 진행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를 이해하고, 아울러 종전 협정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정전 협정으로 누리는 평화 뜻을 되돌아본다.
강의는 19일 다산홀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경기문화재연구원 홈페이지(gjicp.ggcf.kr)에서 신청하면 된다.
2023 하반기 경기문화유산학교는 파주시 운정행복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 파주 대성동 자유마을 70주년 행사
정전 70주년 기념사업으로 파주에 있는 자유의 마을 ‘대성동 마을 탄생 70돌 기념행사’를 열어 평화 의미를 더한다.
대성동 마을 운영위원회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대성동 마을이 탄생한 8월 3일 연다. 유엔사 사령부, 중립국감독위원회, 마을 주민, 파주시 관계자를 비롯한 500여 명이 참석한다.
행사는 평화통일 기원 떡 쌓기 행사와 대성초등학교 오카리나 연주단 공연, 군악대 연주 같은 기념 공연으로 구성해 대성동 마을 70돌을 축하하고 역사 의미를 함께 되짚어 보는 귀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대성동 마을은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있는데, 군사분계선 남방 500m 지점 비무장지대다. 한국전쟁 이전 장단군 군내면 조산리에 주소를 둔 30가구로 마을을 형성했는데, 지난해 기준 186명이 산다.
1953년 8월 3일 군사정전위원회가 대성동을 ‘자유의 마을’로 명명하고, 1970년대 1·2차 종합개발사업을 거쳐 1980년 12월 18일 준공과 함께 36가구가 입주해 현재에 이른다.
이곳에는 높이 99.8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국기게양대를 설치했고, 게양하는 국기 크기는 가로 18m, 세로 12m다.
경기문화재단은 "정전 협정 70주년 기념사업으로 정전 협정을 갈등과 대립이 아닌 평화와 화합 상징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DMZ 특별한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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