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생 신예 김주형이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디오픈에서 한국인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7천383야드)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천65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한 브라이언 하먼(미국)과는 6타 차이가 났기 때문에 우승 경쟁까지 벌이지는 못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디오픈 준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욘 람(스페인), 제이슨 데이(호주) 같은 세계적 톱 랭커들이 김주형과 함께 공동 2위를 했다.

이 대회에서 종전 한국 선수의 최고 성적은 16년 전인 2007년 최경주의 공동 8위였다. 2007년은 김주형이 만 5세를 갓 넘겼을 때다.

아울러 한국 남자 선수가 메이저대회 2위 이상의 성적을 낸 건 2009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양용은 우승, 2020년 마스터스 임성재 공동 2위에 이어 이번 대회 김주형이 세 번째다.

김주형은 직전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연달아 ‘톱10’ 성적을 냈다.

만 21세인 김주형은 1976년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47년 만에 브리티시오픈에서 2위 이상 성적을 낸 최연소 선수가 됐다. 2011년 세상을 떠난 바예스테로스는 1957년생으로 1976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할 때 나이는 만 19세였다.

김주형으로서는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 공동 6위에 이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톱10’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108만4천625달러(약 13억9천만 원)를 더해 2022-2023시즌 PGA 투어에서 번 상금이 총 562만4천32달러로 한국 돈 7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특히 김주형은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숙소에서 미끄러져 발목에 멍이 들 정도로 다친 악조건에서도 메이저대회 준우승 성과를 냈다.

김주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처럼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 발목은 괜찮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제보다는 상태가 좋았다"며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을 잊고 경기에 전념했다"고 답했다.

US오픈에 이어 디오픈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낸 데 대해 그는 "매우 만족스럽다"며 "(투어에 데뷔한) 지난해에 비해 기대감이 더 커진 상황에서 실망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김주형은 "사실 2, 3라운드에 (발목 통증 때문에) 기권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평소 꿈꾸던 큰 무대에서 경기하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두 추격을 의식해 경기 도중 리더보드를 봤느냐’는 물음에 "사실 (우승자인) 하먼이 5타를 앞선 상황에서 4라운드를 시작했고, 게다가 타수까지 줄이면 추격하기 쉽지 않다"며 "나로서는 좋은 경기를 해서 자신감을 얻는 데 중점을 뒀다"고 답했다.

3라운드를 공동 11위로 시작한 김주형은 "9번홀을 끝내고 10위 안에는 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순위를 의식하지 않고 남은 홀들을 잘 마무리하는 쪽에 계속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