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훈육하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는데 해당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교사를 신고했다는 뉴스를 듣고 크게 놀랐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이 교사에게 언어 폭행을 넘어 신체 폭행까지 가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현실을 보면서 스승 위치가 ‘추락’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 교내 흡연으로 선도위원회를 열자 "요즘 다 피우는데 학교가 무슨 권리로 징계하느냐"고 핀잔을 주는 학부모, 교실에서 실외화를 신은 학생을 지도했더니 학부모가 "중요한 일도 아닌데 아이한테 스트레스 주지 말라"고 항의한단다. 더구나 교사들에게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학부모 전화가 교사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알려진 뒤 교사들 사이에서 ‘학부모 과도한 악성 민원’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다.

숨진 교사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인이 사망 전 학부모 전화로 괴로워했다는 동료 교사 제보가 이어지자 교직사회에서는 ‘더 이상 참고 넘어가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엊그제 교사 5천여 명이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 모였다. 참석 교사들은 학부모의 무차별 폭언을 비롯해 생명과 직결되는 위협에 노출됐다며 교사 생존권 보장에 대한 교육부 대처 방안을 강력히 요구했다.

임금·스승·어버이 은혜는 다 같다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떠오른다. 부모한테서 스승 그림자조차 밟으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여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세태를 보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교육현장에서는 2000년대 들어 아동복지법을 계속 강화하면서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교권 보호는 미흡했다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지난 5월 여야를 불문하고 교원 교육활동을 보호하려고 발의한 법률 개정안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하길 바랄 뿐이다. 학생 인권을 존중해야 하듯 교권 역시 마땅히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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