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조선 전기 왕실 원찰 경기도 문화재 지정 추진

갈현동서 유물 다수 출토

성남시가 중원구 갈현동 469의 1 일원에서 발굴한 조선시대 전기(1392∼1506) 왕실의 원찰에 대해 경기도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

26일 시에 따르면 원찰 유적은 2년여 전 인근 토지주가 발견·제보해 발굴 조사가 이뤄졌다.

원찰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고자 건립한 불교 사찰이다.

발굴 조사 결과, 원찰은 5천738㎡ 규모다. 경사면에 석축으로 3단 대지(집터로서의 땅)를 만들어 금당(金堂·절의 본당)을 비롯한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공간) 들 여러 건물을 배치한 형태였다. 중정(뜰), 회랑(지붕 달린 복도), 박석(바닥에 얇게 깐 돌), 보도(사람이 다니는 길) 시설도 설치됐다.

원찰의 동쪽과 회랑 주변에는 배수시설이, 판석에 구멍을 뚫어 만든 집수구(도랑)는 경복궁·창덕궁 같은 궁궐과 양주 회암사지에서 확인된 사례와 유사했다.

원찰 서쪽 가장자리에서는 기와를 굽는 가마터가 발견됐다.

원찰 터에선 유물도 출토됐다.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물에서만 사용하던 ▶용머리 모양 장식 기와인 취두(鷲頭)와 용두(龍頭) ▶마루 장식 기와인 잡상(雜像) ▶서까래 보호·장식 기와인 토수(吐首) ▶청기와 ▶마연(磨硏) 기와 ▶용·봉황문 막새기와 따위다.

성남=이강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