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으로 미래 역량을 꿈꿔 봐요."

광명시 일직동 KTX광명역에 자리잡은 빛가온중학교는 올해 4년째인 한창 성장하는 학교다. 현재 20학급에 학생 622명이 재학 중이고, 다양한 교과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진로, 동아리 활동으로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올해 그 노력의 한 가지로 빛가온중 도서관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다채로운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경기도에서 16개 학교를 선정했는데, 광명에서는 빛가온중이 유일하다.

광명 빛가온중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들어보였다.
광명 빛가온중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들어보였다.

# 도서관 성장 ‘글빛글나라찬’

빛가온중 도서관 이름이기도 한 ‘글빛글나라찬’은 ‘글로 삶의 길을 찾고 글로 창조하는 사람으로 자라자’라는 뜻으로, ‘나라찬’은 ‘참된 마음이 가득 찬 사람으로 자라라’는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이다.

이수현 사서교사가 발령받은 2021년만 해도 신설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이어서 당시 소장 도서 3천 권 정도에 열람 의자조차 한  반이 앉을 수량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현재는 장서 7천114권을 갖춘 어엿한 도서관으로 성장했다.

또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이제는 제법 줄기가 단단한 ‘여린 잎’ 정도의 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이 말고도 ‘득템 독서’ 프로그램으로 학교 도서관에 기반한 독서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다.

#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은 중·고등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 도서관 이용을 활성함으로써 청소년이 스스로 주도해 독서 습관을 형성하게 하고 내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4~10월 진행한다. 그 중 자유학기(년)제 주제 선택(득템 독서) 시간에는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청소년 소설을 읽고 토론하기’, ‘모방시 쓰기’, ‘스크래치 용지를 활용한 광고지 만들기’를 비롯해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면서 내용을 마음속에 깊이 새길 만한 독서 프그램을 진행했다.

더구나 지난 6월 26일 1학년 40여 명을 대상으로 로스쿨 교수를 초청해 ‘청소년 문학과 법의 만남’을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마련했다.

특강에 참여한 1학년 김다현 양은 "낯선 용어들이 조금 어렵게 다가왔지만, 교수님께서 쉽게 설명해 주셔서 다양한 법과 상황, 법 용어를 알게 된 뜻깊은 강의였다"고 했고, 1학년 우예지 양은 "장래희망이 판사여서 평소에도 법과 관련한 이야기와 사건·사고 듣기를 좋아한다. 로스쿨 교수님을 만나 정말 좋았다"고 했다.

광명 빛가온중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들어보였다.
광명 빛가온중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들어보였다.

# 1318 책벌레 리더스 도서부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학생 20명 안팎으로 구성한 ‘책벌레 리더스’ 임무가 막중하다. 빛가온중 ‘책벌레 리더스’는 ‘도서부’ 학생들이 맡는다.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시기에 개교한 탓에 도서부 대신 학년별 ‘사서 도우미’ 형태의 봉사 조직으로만 운영하나 올해 책벌레 리더스 활동과 연계해 도서부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도서관과 관련한 일뿐만 아니라 동아리 시간을 활용한 ‘영어책 읽어 주기 활동’에도 10명이 자원하는가 하면 프로그램 운영도 함께한다.

도서부 학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준 탁경은 작가와 만남.
도서부 학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준 탁경은 작가와 만남.

# 명화 관람 그리고 탁경은 작가와 만남

동아리 시간에 진행한 대표 독서 프로그램인 책벌레 리더스의 ‘책 읽어 주기’ 활동은 낭독에 참여한 학생과 낭독 듣기에 참여한 학생 모두가 몰입한 프로그램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영국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관람도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는데, "직접 가서 체험하며 관람하니 우수한 기법과 특이한 표현법을 사용한 거장의 작품이 넘쳐나서 호화로운 경험을 했다. 몇 년 뒤에도 기억에 남을 만한 체험학습이었다. 이러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달 5일 진행한 ‘탁경은 작가와 만남’도 학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글쓰기와 나를 둘러싼 관계를 사랑하는 일’을 주제로 진행했는데, 선정 학생 50명에게 도서지원금으로 「민트문」이라는 책을 제공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책을 읽고 참여하게 했다.

‘내게 닿은 책 속 이 문장’, ‘작가에게 편지 쓰기’, ‘엽서와 꽃다발 편지 쓰기’ 같은 독후 활동을 진행해 만남의 밀도를 높였다.

1학년 최예서 양은 "작가님과 글도 지어 보고 ‘나’와 관련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서 좋았다. 질의응답 시간에 정성을 다해 답을 해 주시고 열정 넘치게 글쓰기 수업을 해 주셔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듯싶다"고 했고, 2학년 이다정 양은 "소설을 쓸 때 참고할 만한 내용과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셨다. 작가님이 우리에게 해 주셨던 자존감에 대한 조언을 비롯해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학년 홍연지 양은 "글을 쓰는 방법과 자존감을 포함해 다양하고 깊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좋았다. 글을 한번 써 보고 싶었는데 이번 강연이 길잡이가 됐다"고 했고, 3학년 채하랑 양은 "나에 대해 짧지만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글쓰기를 어렵게만 느꼈는데 해 볼 만한 도전이라고 생각을 바꿨다"고 소감을 전했다.

# 독서를 통해 지성 높이고 미래 역량 갖추게 되길

빛가온중은 미래교육에 관심이 높은데, 이를 독서교육으로 실천하려고 한다.

한연희 교장은 "청소년들에게 펼쳐질 앞날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발전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는 인간만이 가능한 공감 능력과 인성을 기르는 독서만이 유일한 방법이자 앞날을 결정하는 요소"라며 "이런 의미에서 학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은 미래를 준비하는 열린 사고, 성숙한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해결력 제고, 인문학 소양 함양을 위해 필요한 독서교육"이라고 했다.

빛가온중 도서관은 현재 ‘아침 필사 프로그램’과 ‘책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2023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으로 학교 도서관을 활성할 계획이다. 또 청소년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독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고 교내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광명=김영훈 기자 yhk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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