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힘(Power)은 에너지원이고 시너지의 원천이다.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들이 합쳐져서 힘을 이룬다. 기업의 조직은 ‘해 보자!’, ‘해 보자!’, ‘해 보자!’ 의기투합하고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뛰어간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힘을 모은다. 

힘의 크기는 다양하다. 권투에서도 보면 다양한 기술에 따라 여러 가지 힘의 크기를 가늠하게 된다. 거리를 재는 역할을 곁들인 잽(Jab), 근접 거리에서 효과를 내는 어퍼컷(Upper cut), 짧은 거리에서 감아치기 훅(Hook), 적당한 거리에서 뻗어서 치는 스트레이트(Straight). 그렇다면 권투 시합에서 KO 펀치 확률이 높은 펀치는 무엇일까? 

카운터브로(Counter blow)이면 어떨까? 그럴 수도 있겠다. 이는 상대편 움직임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공격해 오는 상대를 순간적으로 피하면서 들어오는 힘을 계산해 공격하므로 더 큰 힘을 싣게 된다. 공격하는 힘이 배가될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려면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상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상대를 유인해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공격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해 펀치에 힘을 실어 날리기 위함이다. 이를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이라 한다. 

조직을 건물에 빗대어 설명한 적이 있다. 건물은 기소가 필요하며 지반의 속성이나 지형에 따라 시공법이 달라진다. 고층 건물을 생각해 보면 시공 전 설계단계부터 기소를 차별화해야 한다. 암반 위치를 정확하게 찾고, 반석이 될 기소를 위해 H-Beam과 같은 파이프를 땅속 깊이 박아 지하 공간을 확보하고 튼튼한 기소를 마련하는 기초공사가 필요하다. 시공법에 따라 건물 규모와 방향이 정해지는 셈이다. 다양한 설계 내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건축물이 등장하게 된다. 

기업이라는 건물에서는 기소가 조직이다. 조직에서 시너지와 힘이 나온다. 전 조직원이 다같이 해 보자 해 보자! 해야 한다. ESG 경영은 CEO만의 일이 아니다. 기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노출돼 불확실한 변화에 대처·대응해야 한다. 내·외부 환경을 살피고, 흐름과 변화에 순응하고 더 나아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지금은 ESG 경영 환경이다. ESG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여겨진다. 우리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이고, 다같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개개인의 힘을 모아 조직은 힘과 시너지를 키운다. 주먹구구식이 아니고 계획하고 실행해서 결과물인 증빙자료를 갖추고, CEO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역량 지표)에 기초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살피고 이를 위한 의사결정으로 매일·매주·매월·매년 계획하고 실행하고 검토해서 개선점을 찾아 다시 수정 계획을 입안하는 등 끊임없는 반복이 선행돼야 한다. 

자전거를 보면 앞·뒷바퀴를 연결하는 체인의 역할이 매우 크다. 연결의 미학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에 기초한 이해관계자들의 동력원을 끌어내는 연결고리다. 가치의 흐름을 사슬로 엮은 결과다. 자전거 뒷바퀴는 힘의 원천이다. 이를 사슬로 앞바퀴로 힘을 이동시키는 페달의 힘이 ESG의 역량이다. 쉼 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지 않는가? 

앞바퀴 궤적을 따라 뒷바퀴는 따른다. 핸들을 잡은 CEO의 방향 제시가 기업의 비전이고 미션이며, 조직 구성원들의 뜻과 힘을 모은 결과물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재화가 바로 답이다. 자전거 뒷바퀴에 얹힌 이해관계자들의 힘의 균형이 앞바퀴에 전달될 때 시너지가 생긴다. 가치사슬이다. 가치의 전달이다. 앞바퀴와 뒷바퀴 연결이 잘 되도록 하는 게 체인의 역할이다. 

자전거는 균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힘의 균형이다. 톱니바퀴에 잘 물려 자전거를 움직이게 하는 페달을 밟을 때마다 상황에 맞게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한다. 페달의 역할인 ESG 경영에서 균형의 힘은 자전거를 편안하고 멋지게 움직여서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게 한다는 사실이다. ESG 경영에서 힘의 균형이 필요한 이유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