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한준 LH 사장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 앞서 시흥 은계지구 수돗물 이물질 발생 사태 등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한준 LH 사장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 앞서 시흥 은계지구 수돗물 이물질 발생 사태 등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철근을 빼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15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경기도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H 발주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해 철근을 누락한 15개 단지를 공개했다.

도내 아파트 단지는 ▶파주 운정(A34 임대) ▶남양주 별내(A25 분양) ▶수원 당수(A3 분양) ▶오산 세교2(A6 임대)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이다.

파주 운정(A34 임대)과 남양주 별내(A25 분양)는 이미 입주했고, 수원 당수(A3 분양)와 오산 세교2(A6 임대)는 입주 중이다. 파주 운정3(A23 분양)과 양주 회천(A15 임대)는 현재 공사 중이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지붕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기둥이 지붕 하중을 견디도록 내부에 보강 철근을 설치해야 한다. 앞서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인천 검단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은 붕괴사고로 이어졌다.

원 장관은 "일부는 설계 과정부터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을 누락했고, 일부는 설계도대로 시공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확보하려고 하루빨리 완벽하게 보강 조치를 진행해 부실 무량판 구조가 한 군데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 발표에 해당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계약금을 납부한 입주예정자 사이에서는 입주를 포기하겠다는 사례도 나왔다.

파주 운정(A34) 단지 주민 A씨는 "삼풍백화점 사태를 겪고도 아직까지 시공사와 정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이 나라는 경제를 넘어서 이젠 보금자리까지 불안하다"고 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에 입주를 예정한 주민들도 LH가 국민을 기만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입주예정자 B씨는 "이 따위로 아파트를 지어서 팔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전면 재시공이 아니라면 입주하지 않겠다"고 분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공사를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원 장관에게 지시했다.

김기웅 기자 wo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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