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은 고려대 선후배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최희섭(25·LA 다저스)의 대결. 최희섭을 상대할 때 김선우의 투구스피드가 눈길을 모은다. 유난히 최희섭을 상대할 때면 볼스피드가 평소보다 시속 2, 3마일이 빨라진 것이다.
 
2회 다저스에서 가장 무섭다는 4번 타자 애드리안 벨트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 던진 직구 스피드가 시속 92마일(148km)이었다. 또 4회 벨트레 다음으로 무서운 왼손타자 숀 그린을 상대할 때도 최고 구속은 92마일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최희섭을 상대할 때면 직구 스피드가 시속 94마일(151km)까지 올라갔다.
 
2회에는 최희섭을 상대로 4개의 공을 던졌으며 그 가운데 직구는 모두 2개. 초구와 2구가 모두 94마일이 찍혔다. 4회에도 김선우는 최희섭을 상대로 5개의 직구를 던졌으며 94마일짜리 3개, 93마일짜리 2개를 던졌다.
 
과연 김선우는 최희섭을 상대로 특별히 더 세게 던져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안타를 맞으면 고려대 선배로서 체면이라도 상할까봐 걱정했을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인 타자가 최희섭밖에 없다보니 최희섭을 상대하는 한국인 투수들은 터무니 없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실제로 최희섭에게 홈런을 허용한 서재응은 그런 오해를 산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선우는 바로 그런 오해를 경계해 최희섭을 만날 때마다 더욱 센 공을 던진 것이다. 그런 정정당당한 승부 속에 2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최희섭은 4회 `선우형'의 93마일짜리 빠른 공을 깨끗한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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