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이 공개된 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신상이 공개된 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사상자 14명을 낸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구속) 신상을 공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외부 자문위원과 경찰 내부 관계자를 포함해 7명이 참석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원의 얼굴·이름·나이를 비롯한 신상 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가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차와 흉기로 다수 피해자를 공격해 1명을 살해하고, 여러 사람을 살해하려 한 사실에 비춰 범행 잔인성, 피해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공개 사유를 전했다.

또 "피의자 자백, 현장 폐쇄회로(CC)TV, 목격자 진술과 같은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 발생으로 국민 불안,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들을 고려할 때 공개하면 공공 이익이 크다고 판단해 피의자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이름·나이를 공개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와 범죄 예방 같은 공공 이익이 있어야 하고,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한다는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최종원 신상을 공개한 이날 분당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인근 사건 피해 현장엔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최종원이 사건 당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들이받은 지점이다. 남편과 외식을 하려고 길을 걷던 60대 이모 씨는 이날 차에 치여 변을 당했고, 뇌사상태에 빠져 나흘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숨을 거뒀다.

인도 옆 철제 담장에는 추모 문구를 적은 쪽지와 함께 꽃다발 여러 개가 나란히 놓였다. 꽃다발에는 "그동안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만 살아서…", "정말 정말 사랑했던 언니, 언니랑 같이 했던 11년이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착한 당신!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 당신 사랑해요!"와 같은 유족이 남긴 쪽지도 붙었다. 꽃다발 앞에는 고인이 좋아했다는 디카페인 커피와 빵, 과자 같은 간식도 놓였다.

한 추모객은 "참담하다"면서 "외국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우리 동네에서 벌어져 며칠 동안 잠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성남=이강철·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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