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을 스치는 노랫말이 있다. "우리는 말 안 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우리는 이 노랫말처럼 말을 하지 않고 절대 살지 못한다. 주변에 사람이 없더라도 혼잣말이라도 중얼거리며 산다.

이 코너에서 입 조심하라는 글을 자주 썼다. 생각과 말은 쉽지만 실제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기자도 잘 안다. 그렇다고 해도 내뱉은 한마디가 우리나라 전체를 흔들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라치면 대부분 준비한다. 현장에서 보고 듣지는 않았지만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해야 이치에 합당하다"는 말을 들으면 노인들이 화를 낼 법도 하다. 자신이 내뱉은 한마디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분명하게 인식했어야 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또 그 말에 이어 불난 집에 부채질 수준이 아니고 아예 기름을 퍼부은 또 다른 공인. "미래에 살지도 않을 사람들이 투표한다"는 말은 나이가 많은 분들에 대한 비하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 양반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청년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려고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예를 들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과하고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거나 "사과할 일이 아니다"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 분노가 치밀었다.

어떠한 말이든 상대방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기에 공인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당사자가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지난주 사과하고 끝낸 문제지만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환갑을 지나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기자는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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