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회원으로 한국을 찾은 일은 내 생애 최고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잼버리 대표단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던 중학생 애나 세라오와 고등학생 필리포 보르기는 짧은 한국 일정이 꿈만 같다. 지난 1일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이탈리아 대표단 일원으로 야영장이 있는 새만금을 찾았다. 난생처음 방문한 아시아 국가인 데다, K-POP과 K-드라마로 익숙한 한국을 직접 찾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야영장 생활은 실망 그 자체였다. 행사 기간 내내 이름 모를 벌레와 사투를 벌였고, 숨 막힐 듯한 무더위에 온몸이 지쳤다. 태풍 ‘카눈’ 영향이기도 했지만 결국 행사장에서 떠나야 했다. 그리고 아쉬움 반, 시원함 반으로 새로운 숙영지인 인천으로 향했다.

인천으로 숙소를 옮긴 뒤에는 새로운 생활이 펼쳐졌다. 따뜻한 음식과 깨끗한 기숙사에서 지내며 마음껏 한국을 즐겼다. 인천대로 숙소를 옮긴 8일 애나와 필리포는 다른 이탈리아 대표단 558명과 함께 인천대가 마련한 특별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인천대 동아리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마련한 행사는 태권도 시범행사와 K-POP 댄스 그리고 특별 초대한 소프라노 홍아름 씨 가곡 열창이 이어지면서 이탈리아 대표단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애나는 11일 인천대 국제교류팀과 만남에서 "새만금에서 인천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많이 지쳤는데, 도착과 함께 특별한 환영 행사를 열어 줘 모든 이탈리아 대표단이 감동했다"고 했다.

필리포 역시 "인천시와 인천대가 따뜻하게 환영해 줘 감사했다"며 "숙소, 식사, 주변 관광에 이르기까지 많은 배려로 이탈리아 대표단이 편하게 한국생활을 즐겼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탈리아 대표단은 인천대 송도캠퍼스 말고 연세대 글로벌캠퍼스, 포스코그룹 대체 숙소에서 12일까지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애나 세라오는 "한국에 가려고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돈을 모았다"며 "많은 돈을 들여 한국에 왔는데 돌이켜보면 잼버리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결정은 내 생애 최고 선택이었다"는 말로 이별 인사를 대신했다.

박종태 인천대 총장은 10일 이탈리아 대표단을 격려하려고 인천대를 방문한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탈리아 대표단이 한국에 머물면서 좋은 추억을 갖고 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파일라 대사는 "이탈리아 대표단에 보여 준 환대를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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