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청운대 사회적기업학과 교수
송영석 청운대 사회적기업학과 교수

폭염과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 온 나라가 어려운 여름나기를 한다. 자연재해는 우리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새로운 계절을 선사한다.

이번 여름은 상상할 수 없는 폭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무더운 날씨와 태풍은 잼버리 대회를 국제 망신이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모두 기후위기로 인한 천재지변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 하지만 천재지변이라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도 줄이고 우리 안전과 체면을 지킬 수 있다.

잼버리 대회는 초반 준비 부족으로 극한 외부 상황을 통제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책임 있는 지휘와 협력이 작동하면서 점차 안정화돼 많은 논란을 남겼지만 당장 주어진 과제는 해결했다. 정책의 일관된 방향성과 집행 의지가 필요함을 증명한 셈이다.

사회적 경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며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효과적인 비즈니스모델이다. 양극화가 극단화되는 사회에서 사회 통합을 만들어 가는 가교 노릇을 한다. 사회 통합 역할을 중시해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고, 활성화 정책을 수립·수행한다. 그러면 사회적 경제 정책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지, 정책 방향이나 집행 효율성이 어떠한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원 예산의 중복 집행과 과집행은 없는지, 예산집행 효과가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지, 지원정책의 전문성은 있는지 되돌아보고 효율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회적 경제라는 통합적이고 개념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 육성 지원을 모호하게 한 측면이 있다. 사회적 기업은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인증제도를 두고, 중앙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수립·운영한다. 마을기업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지원정책을 수립·운영한다. 다만, 협동조합은 지원보다는 운영 자율성을 중심으로 활용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한다. 

부처별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사회적 경제 통합 개념의 지원정책은 포괄적 지원이란 장점은 있으나 분야별 지원 프로세스와 목표성은 미흡한 측면이 있고, 예산 보편 지원과 중복 지원 위험성이 있어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인천시는 이러한 중복 지원을 점검하고 예산집행 효율화를 점검해야 한다.

최근 사회적 경제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채무 상환을 못 하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원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거나 과하게 집중하는 경우 자발성과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해 지속가능성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인천의 사회적 경제 지원제도와 방법을 점검할 때다. 이를 통해 예산 중복을 막아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하게 하고, 중복 요소는 제거해 인천시는 직접 지원 예산을 과감히 제거하고 간접 지원 방식으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등 분야별 특성에 맞게 지원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지원예산을 따라가는 해바라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경제조직 자체의 목적과 자발성을 잃을 수 있고, 시민 세금 집행에 있어서 도덕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중복 지원을 배제하고 간접 지원 확대와 분야별 지원제도를 정비해 과감히 예산집행 방법을 변경함으로써 시민 혈세가 누수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인천시는 사회적 경제 정책과 집행 의지를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로 나아가는 데 사회적 경제가 역할을 하려면 사회적 경제가 본래 목적에 충실하도록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예산효율화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