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의왕시에는 3대 축제가 있다. 백운호수축제, 철도축제, 단오축제다. 지난 5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의왕 철도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나는 많은 국제 축제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언제나 그렇듯 큰 행사가 끝나면 더 잘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축제는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전국 300여 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천 개가 넘는 지역축제가 펼쳐진다. 1년 내내 하루 평균 5개 정도가 열리는 셈이다.

지역축제는 1990년대 말 IMF로 지역경제가 침체기를 겪자 경제를 회생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한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보다는 지역 이미지 제고와 주민 화합, 자긍심 고취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다면 의왕시 축제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시민들의 화합과 자긍심을 고취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모든 지자체 축제들의 공통 문제이기도 하다. 

개선점을 논하기 전 잘하는 점을 말하자면, 모든 의왕시 축제가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의왕 단오축제만 보더라도 5천만 원의 예산으로 많은 시민들을 모았고, 행사 프로그램도 보통 이상의 퀄리티를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 대표 강릉 단오축제의 2023년도 예산은 의왕시의 30배인 15억 원이었다. 규모는 월등히 앞서지만 내용 면에선 거의 동일했다. 이러한 결과는 담당 공무원들과 문화원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점은 의왕시만의 축제로서 독창성이 부족한 점이다. 요즘 축제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특별한 테마 없이 ‘연예인 공연’에 방점을 찍었고, 늘 보고 먹던 백화점식 프로그램 구성으로 다른 지역축제와 구별되는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

축제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문화가 잘 반영된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하던 일, 익숙한 일은 쉽고 편하게 하겠지만 축제 발전을 가로막을 뿐 신선함을 만들 수는 없다. 시민의 눈으로 보는 프로그램 기획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 형식적인 전시성 행사에서 벗어나 의왕시민이 축제의 실질적 주체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철도축제에 철도대학이나 유관 기업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점이 아쉽다. 행사 테마와 연관된 기관과 지역주민의 유대가 강화되고, 시민 모두가 홍보요원이 된다면 프로그램의 풍성함은 물론 외부 관람객도 많이 올 것이다.

그리고 축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평가 시스템이 갖춰져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한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축제 모니터링을 통해 축제 방향과 내용을 수정·보완해 나가려면 축제 기획과 집행 그리고 평가는 서로 견제와 협력이 가능한 구조로 운영돼야만 냉철한 평가가 이뤄진다.

의왕시 축제를 다른 지역 축제와 규모 면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 내용이 얼마나 알차고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축제 관계자의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사랑과 애정 또한 필요하다. 그러면 지역축제는 주민 화합과 의왕을 알리는 첨병 노릇을 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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