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가 월곶포구 ‘달 조명’을 어루만진다.
한 어린이가 월곶포구 ‘달 조명’을 어루만진다.

짠내 가득한 바다 정취가 가득 스며 있는 곳, 정박한 어선 곳곳에 어민 삶이 녹아 있는 곳, 속살을 드러낸 갯벌의 생명력과 만조가 주는 충만함이 함께하는 곳. 바로 월곶포구다.

곶은 바다를 향해 뾰족하게 내민 땅이라는 뜻이다. 육지와 바다 경계를 보면 마치 반달 같다. 시흥시는 1992년부터 4년간 56만㎡가량의 갯벌을 매립해 횟집거리를 조성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에는 벤치와 조명을 설치해 정취를 더했다. 

유유자적이라는 말을 마치 풍경으로 만들어 내는 듯싶다. 월곶포구에 가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근처 오이도나 소래포구와 견주면 규모도 작고 관광객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그래서 월곶포구 정취를 완성한다.

밀물 때 월곶포구 모습.
밀물 때 월곶포구 모습.

포구 주변에 정박한 낚싯배나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유영하는 갈매기 소리는 도시의 분주함을 떨쳐내기에 아주 적당한 고요를 선사한다. 하루 중 언제 가도 좋은 풍경이지만, 월곶포구 진가는 해 질 녘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낮의 열기를 가득 품은 태양이 바다와 하늘 경계를 물들이며 사라지는 모습은 자연이 그리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이때는 육지도, 바다도, 사람도 모두 태양의 그림자로 붉게 변한다.

야경 매력도 빼놓지 못한다. 시흥시는 지난해 월곶역에서 월곶포구로 이어지는 월곶중앙로46번길 구간에 다양한 조명을 설치했다. 월곶 특성을 살린 은하수 연출과 사계 풍경 조명으로 꽃길과 물길, 낙엽길, 눈길 들 다양한 조명아트를 펼친다.

월곶항은 2017년 4월 국가어항으로 지정해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배가 안전하게 정박하도록 접안시설(170m)과 연결 호안(170m)을 설치했다. 또 부잔교를 설치해 포구로서 정체성을 높이고 주차장과 배후부지, 친수·경관시설을 조성해 관광지로서 매력을 한껏 뽐낸다는 각오다.

시흥 월곶포구 축제 방문객들이 맨손 활어잡이에 열중이다.
시흥 월곶포구 축제 방문객들이 맨손 활어잡이에 열중이다.

10월에는 바다로 떠나 보자. 어부가 실제 사용하는 고기잡이배를 타고 월곶포구 정취를 느끼면서 직접 잡은 활어와 왕새우의 신선한 맛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월곶포구축제는 10월 13∼15일 시흥시 월곶포구 해안가 일대에서 펼친다. 올해는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한 2023년 경기관광축제 우수지역축제로 선정돼 도비 1억 원을 확보하고 핵심 프로그램과 콘텐츠 지원을 받아 더욱 풍성한 즐거움을 누릴 전망이다.

대표 프로그램은 맨손 활어잡이다. 활어와 새우를 직접 잡아 보고, 잡은 식재료는 즉석에서 요리해 먹어도 된다. 종류도 방어·놀래미·전어·붕장어·왕새우를 포함해 다양하다. 평소 쉽게 보기 힘든 바다생선을 맛볼 절호의 기회다.

낚싯배로 즐기는 어선 체험.
낚싯배로 즐기는 어선 체험.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도 좋다. 월곶에서 오이도 앞바다까지 오가며 25분 동안 월곶포구 아름다운 정취를 느끼는 체험이다.

이 말고도 유명 가수들과 함께하는 달빛콘서트, 축제 개막식과 폐막식을 수놓을 대형 불꽃축제, 제철 수산물을 싼값에 사는 수산물 깜짝 경매, 어민이 직접 잡은 싱싱한 생새우로 새우젓을 담가 가져가는 새우젓 담그기 체험을 비롯해 다양하고 톡톡 튀는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사진= <시흥시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