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치회가 연 다모임을 통해 선생님들과 행사를 논의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학생자치회가 연 다모임을 통해 선생님들과 행사를 논의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학교 교육에 관한 기본 철학과 비전에 학생 인성교육을 중심에 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평택시 청북면에 있는 삼덕초등학교다.

1955년 서평택에 자리잡은 삼덕초는 6학급 90여 명 남짓한 작은 시골학교다. 그런데도 2009년 경기도교육청 ‘교육과정 운영 최우수학교’에 뽑히는가 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이력이 있다.

또 놀이와 독서,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교육공동체 간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함께 성장하려고 애쓴다. 행복한 학교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삼덕초를 들여다봤다.

마을의 논농사 과정을 체험하며  생태교육을 받는 아이들.
마을의 논농사 과정을 체험하며 생태교육을 받는 아이들.

# 교직관이 남다른 삼덕초

삼덕초 교육의 기본 철학과 비전은 오직 즐겁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다.

자율·균형·미래를 바탕으로 아이들 스스로 자유롭고 즐겁게 배우게 한다. 또 협력성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협업·관계·공감 능력을 삶 속에 스며들게 한다.

이 말고도 스스로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 아이들이 살아갈 행복한 미래를 펼치도록 한다. 이를 실현하려고 협력해 수업을 설계하고 공개한다.

교과연구회와 수업분석팀이 협력한 수업 연구를 기반으로 설계를 하고, 이를 수업에 적용하면서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공유하는 형태다.

또 학생의 배려와 감사 정신 부족이나 생활지도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생활지도에서 성공을 거둔 성품교육을 제안하고 12가지 성품에 정의를 익힌다.

학생자치회나 다모임으로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하도록 활동도 지원한다.

방송동아리, 강아지사랑, 캣츠아이, 탁구동아리 같은 다양한 자율동아리를 활성한다.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해 아이들이 발달하도록 돕는다.

삼덕초는 학생들이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도록 영어 교육을 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하려고 평택 미군부대와 협약을 맺었다. 지역사회와 소통과 협력은 스포츠·음악·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교류를 망라한다.

학부모와 소통을 넓힌 반모임.
학부모와 소통을 넓힌 반모임.

# 학부모와 만드는 학생 행복

삼덕초는 학부모들과 관계를 형성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한 달에 한 번씩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인 ‘반모임’이 대표격이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쓴 글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서로 의견을 나눈다. 학부모들은 함께 공유하고 자신의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교실의 모든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 배려하고 학생 스스로 마음을 열도록 유도한다.

삼덕초는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성도 강조한다. 전교어린이회를 중심으로 한 자치활동인 ‘다모임’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한 달에 한 번 전교생이 다함께 모여 학교생활의 중요한 내용을 스스로 정한다.

다모임 회의에서 학교에서 지원하길 바라는 사항이나 어려운 점을 서로 이야기하고, 학교 선생님들과 학교 중요 행사를 논의해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로써 자신이 학교를 좋게 바꿀 힘이 있다’고 여기고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김민서 전교회장은 "우리 학교는 정말 우리들이 원하는 바를 많이 지원한다"며 "올해는 멋진 방송실도 만들어 줘서 즐겁게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외발자전거 동아리 활동.
외발자전거 동아리 활동.

# 학교공동체를 위한 교육활동

삼덕초는 학생들의 동아리 지원이 많은데,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면 학교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학생 스스로 관리하도록 교육한다.

장소 사용과 필요한 물품뿐만 아니라 동아리 유지와 관련한 부분은 다모임 때 계속 보고하도록 해 책임성과 일관성도 갖도록 했다.

교직원들도 함께 연수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모두 모여 학교에서 고쳤으면 하는 점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또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려고 생태교육 전문 학습 공동체도 실기와 병행해 꾸준히 내실을 꾀한다.

교육 효과를 높이려고 학부모가 교육에 참여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교육을 잘 이해하고, 보조교사로서 교사 고충도 이해하게 하려는 취지다.

코로나19로 많은 학교에서 정상 수업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삼덕초는 작은 학교 장점을 살려 안전하면서도 내실 있는 수업과 특색활동을 이어왔다.

더욱이 논농사를 중심으로 한 생태교육은 삼덕초 교육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볍씨 파종부터 모내기, 피 뽑기, 벼베기, 탈곡하기, 도정하기(절구·키질)를 거쳐 아이들이 생산한 쌀로 가래떡을 만들어 먹는다.

신입생 입학식 때는 담임교사가 직접 전년도에 생산한 쌀을 도정해 입학 선물로 준다. 또 입학한 지 100일째 되는 날 전교어린이회를 중심으로 신입생 100일 잔치도 연다.

밤에 학부모들과 함께하는 별빛 캠프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프로그램이다.

낮에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놀이를 하고 밤에 아이들에 대해 학부모와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의미가 충분하다고 본다.

학부모회장은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몸이 힘들기는 하지만 차츰 모든 학생들이 내 아이로 느껴져 뿌듯하다"며 "각종 활동을 하면서 학생 모두가 진짜 공동체가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 표인용 교장 미니 인터뷰

"삼덕초는 ‘즐겁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로 자율과 유능, 관계를 강조합니다."

2021년 9월 제20대 교장으로 부임한 표인용 교장 말이다.

그는 "긍정하는 태도, 경청, 배려, 책임감, 인내, 절제, 창의성이라는 7가지 성품을 뜻하는 무지개 성품 교육을 중심으로 학부모와 ‘협육’(협력 교육)을 중시한다"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처럼 교육 3주체(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힘을 모은다"고 했다.

표 교장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차츰 힘들어지는 시기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공동체 삶을 실천하는 우리 삼덕초를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고 자랑했다.

그는 "삼덕초 같은 학교가 우리 주변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교육을 받고 미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평택 삼덕초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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