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속한 동호회 사회관계망서비스 대화방이 시끄럽다. 별일도 아니지만 글을 올린 이가 표현력이 서툴다 보니 본래 표현하려던 의도보다 감정 섞인 내용을 더 강하게 전달했다. 글을 본 상대방은 기분이 상해 이에 대한 잘못을 꾸짖는 댓글을 올리면서 감정싸움이 됐다. 결국 만나서 대화로 풀기로 하고 일단락됐다.

SNS라는 소통 창구가 생기면서 시공간 제약을 벗어나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만큼 많은 의견을 글로 주고받는다. 이렇게 온라인 소통이 일상이 되면서 목에 걸리는 어투나 앞뒤 상황이 맞지 않는 글 탓에 종종 오해가 생긴다. 점(.)이나 웃음표시(^^)가 있고 없고 차이에 따라 대화 내용이 확 바뀌기도 한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기 힘들 듯, 글도 잘못 쓰면 의도를 벗어나 오해와 싸움의 원인이 된다.

기자도 날마다 글을 쓰는 직업이라 취재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려고 매끄럽게 글을 다듬고 정확한 내용인지 팩트 체크를 하며 기사를 쓰려고 노력한다. 자칫 취재를 잘못하면 특정 단체를 괜히 흠집내거나 개인 인생까지 망치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누군가를 칭찬하는 미담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문제나 비난거리 찾는 일은 쉽다. SNS에서는 이런 모습이 더욱 도드라진다.

나쁜 내용이 눈에 잘 띄고 밉상 연예인이나 싫어하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을 비난하는 글에 시선이 머문다. 그러기에 이런 인간 심리를 악용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교묘한 편집이나 거짓 자막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해 누군가를 공격하는 가짜 뉴스가 많이 퍼졌다.

사생활을 침해당하거나 명예를 훼손당한 당사자는 극단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예쁘다’는 말 열 번 들었어도 ‘싹수없다’는 한마디에 상처받는다. 정보 전달, 대화 확장성이 좋은 SNS의 폐해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사용자들이 성찰하고 글을 쓰는 소양과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누군가를 향한 비방의 칼은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오기도 한다. 비난·비방을 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좋은 일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성숙한 SNS 문화가 정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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