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전국 자치단체 기초의원들의 불법행위나 도덕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날이 갈수록 늘어나니 안타깝다. 이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이 있다"는 속담처럼 직위를 이용한 일탈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동료 의원들까지 싸잡아 욕을 먹인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부정행위뿐만 아니라 작은 스캔들에만 연루돼도 정치생명은 물론 패가망신을 당하는 사회임을 모르는가.

일부 기초의원들이 직위를 이용해 이권 청탁, 관계 공무원에게 막말과 갑질은 물론 성추행과 뇌물 의혹 같은 각종 비리로 물의를 일으켜 주민들에게 비난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부 기초의원들의 지역 발전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부족한 데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전해진 전국 기초의회 의원의 불법행위나 도덕성 문제는 날이 갈수록 늘어난다. D지역에서는 유령 업체를 내세워 폭리를 취하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는가 하면 경기도 B지역에서는 연수 과정에서 여성 성추행 사건으로, 제주지역에서는 음주운전과 성 매수 혐의로, 인천시 S지역에서는 연수 중 여성 의원 막말 사건과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많은 사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의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정치적 소신이나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정당 충성 기여도나 바람 덕에 입성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있다.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아마 "누구는 뱃속에서 배우고 나왔느냐. 배우면서 하면 된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의정활동을 배우면서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그 지역 발전을 4년간 후퇴시킬 수 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본다.

지방의회는 국회와 다르다. 국회가 가진 중앙정치 무대의 지방적 기능 부담이 아니라 순수하게 지방자치단체의 일을 감시·감독함으로써 그 효과가 곧바로 주민에게 파급되도록 하는 데 우선 목표가 결정돼야 하고, 이 같은 목표 설정에 따라 지방의회가 감당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무엇이 내 지역 발전을 위한 길인가를 알고 의정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전문화·고도화·다변화되는 시대적 욕구와 올바른 여론 수렴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려면 지방기초의원 이미지 제고와 의원상은 분명히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예산 우선순위를 정하는 건 고도의 판단 능력을 갖췄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신사고(新思考)의 경영마인드에 입각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기초의원은 정치적 소신이 확고해야 한다.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원들이 자기가 속한 정당이나 위원장 눈치만 살피고, 소속 정당의 지역 국회의원 지시에 따라 의정활동을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만약 사실이라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이 직접 협의해 지역 문제를 처리하면 될 것을 구태여 기초의원이 왜 필요한가? 기초의원 무용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기초의원들은 소속 정당에서 과감하게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역 대표 기관의 의사결정이 소속된 정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왜곡되고 내 주장을 펼치지 못한다면 허수아비 의원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지역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의원들 간 갈라지는 모습으로는 시급한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위에서 지적한 기초의회의 폐단과 착오를 과감히 탈피하고 의원 스스로 의원상을 새롭게 정립시켜 나가길 바란다. 그래야 무한경쟁 시대에 앞장서는 지방자치시대를 만든다.

지역주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야 함에도 주민들에게 외면 받는 행동으로 비난받는 일을 해서는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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